인체에 치명적인 조류 인플루엔자(AI)의 변종인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오리와 닭이 프랑스와 이집트에서 새로 발견되는 등 AI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 H5N1형 AI에 감염돼 숨진 사망자가 추가 확인되고 인도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AI로 인한 사망자 수가 93명으로 불어나 AI에 대한 공포감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유럽·아프리카로 급속 확산


프랑스 중동부 지방에서 죽은 채 발견된 야생오리 한 마리가 H5N1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18일 최종 확인됐다.


프랑스 농업부는 중동부 앵도(道)의 주아외 인근에서 발견된 오리에 대한 검사 결과 H5N1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H5N1 바이러스가 서유럽의 주요 철새 이동 길목인 프랑스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서는 6번째 감염이다.


프랑스 외에 H5N1이 발견된 EU 국가는 오스트리아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등이다.


EU 외 유럽국가인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에서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프랑스의 감염으로 영국도 H5N1이 영국해협을 건널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긴장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17일 폐사하거나 병든 닭에서 H5N1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사망자 100명에 육박


인도네시아에서는 일주일 전 숨진 23세 남성이 AI에 감염됐던 것으로 최종 확인됨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AI 사망자 수는 19명으로 늘었다.


또 인도에서 처음으로 AI로 인한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서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 지역의 한 관리가 19일 밝혔다.


이 관리는 "18일 한 가금류 농장주가 숨졌다"며 "현지에서 조사한 결과 사망자는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정확한 검사를 위해 혈액 샘플을 국가 연구소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3년 이후 AI의 인체감염 발생 건수는 총 170건에 달하고 사망자는 93명에 이르렀다.


앞서 18일 인도 서부 나바푸르주 보건당국은 최근 수주 사이 집단 폐사한 닭에서 H5N1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지역 일부 주민이 감기와 고열 증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것이 AI 감염 때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19일 독감 증세 주민들에 대한 역학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홍콩 정부는 죽은 까치 한 마리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돼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도 '상륙 임박' 초비상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AI의 안전지대로 남아 있는 미국 등 북미지역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선물시장인 인트레이드가 주로 금융업에 종사하는 자사 회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는 3월까지 미국에서 AI 감염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6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아이다호주의 한 농장에서 AI 초기 증세를 보이는 일본산 메추라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