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꿈의 시대‥황성주 <㈜이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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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주 < ㈜이롬 회장 lcc@erom.co.kr >
'정보사회의 태양이 지고 있다. 이제 정보사회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다'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
유럽 최대의 미래학 연구 두뇌집단인 덴마크 '미래문제연구소' 소장 롤프 옌센 박사가 던진 폭탄발언이다.
이제 꿈의 시대,감성의 시대,감동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주 5시간 이상씩 하면 인간관계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한다.
인간은 관계적 존재이기에 인격적 친밀감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미국에서 인터넷 시대에 가장 잘 되는 비즈니스 중의 하나가 '스타벅스'라는 커피점이다.
오후 4시 정도면 퇴근하는 미국인들이 밤늦게까지 삼삼오오 모여 있는 곳,끝없이 친밀한 대화를 나누며 좀처럼 헤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곳이 스타벅스이다.
스타벅스는 이제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다.
이른바 '꿈을 나누는 곳'이며 '사랑과 우정을 파는 곳'이다.
꿈의 시대에 꿈을 파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기획상품이 아닐까.
'우리는 꿈을 판다.
전 세계 어디서나 텔레비전을 통해 패션쇼를 보면서 사람들은 꿈을 꾼다.
크리스찬 디올 가게에서 립스틱을 사면 제품과 함께 꿈이 실려간다.' 루이비통의 회장인 베르나르 아르노의 경영철학이다.
명품숍이 많은 쇼핑가는 사실 꿈을 파는 시장인 셈이다.
세계 주요 공항도 이제는 승객들의 편의시설이 아니라 현란한 명품숍의 공연장이 된 지 오래다.
뉴욕 맨해튼 5번가의 명품숍들은 1년에 100억달러를 판다고 한다.
사람들은 꿈을 소유하는 대가로 그만큼 돈을 뿌린다.
여성들은 '상류사회의 귀족적인 우아함'을 꿈꾼다.
남성들은 '지성과 야성을 겸비한 세계 정복자'의 꿈을 꾼다.
어느새 명품이 보편화되는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
명품의 시대는 바로 꿈의 시대의 예고편이요,현재진행형인 셈이다.
21세기의 놀라운 변화는 모든 사람들이 최고의 질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나 인도의 어린이들도 나이키 신발을 사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들도 명품을 원하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상품이 아닌 명품을 원하는가.
그것은 상품 안에 있는 스토리(이야기)를 사려고 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아니라 마이클 조던의 이미지와 도전정신과 스피드를 사고 싶은 것이다.
수백 년 동안 시계를 손수 만든 장인정신,생산업체의 정감 어린 사연,브랜드에 담긴 아름다운 이미지를 사려고 하는 것이다.
이제 꿈과 감성을 파는 시대가 되었다.
상품이 아닌 스토리를 파는 시대가 되었다.
미래 사회의 최고 리더는 '이야기를 생산하는 사람','인격적 감화력과 영향력을 가진 사람'일 수밖에 없다.
미래의 주역이 되기 원하는가.
스스로 위대한 스토리의 주인공이 돼라.
스스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