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레이더] 고덕2단지 최대 5000만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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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건축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키로 한 가운데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업 추진이 느린 단지를 중심으로 1~2주 전보다 값이 5000만원 안팎 떨어진 매물이 나오는가 하면 전매 금지 전에 재건축 지분을 팔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강동구의 재건축 아파트 값이 올 들어 처음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단지들이 약세를 보여 주목된다.
◆5000만원 떨어진 매물 출현
12일 고덕주공 2단지 인근 중개업소에는 6억5000만원짜리 18평형 매물이 등장했다.
불과 2주 전 6억8000만~7억원 선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5000만원까지 떨어진 셈이다.
3단지에서도 18평형은 지난달 중순 거래된 6억1000만~6억2000만원보다 2000만~3000만원 떨어진 5억9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고덕 2·3·4단지의 경우 안전 진단을 통과한 상태여서 재건축 추진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지만 개발부담금 부과 등 개발이익 환수 장치가 강화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덕 2단지 주변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2단지가 하반기 중 조합설립 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 전에 조합원 지분(분양권)을 팔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종전에 이런 소문이 호재로 작용해 값이 되레 오르고 매물이 사라졌던 것과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덕 2~4단지보다 사업 추진이 더 늦은 5~7단지 내 소형 평형도 마찬가지다.
최근 4억5000만원에 매매됐던 7단지 18평형의 경우 4억1000만~4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오는 등 2주 전에 비해 호가가 크게는 4000만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사업단계별로 가격 차별화될 듯
반면 이미 재건축 심의를 통과해 오는 5월까지 관리처분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고덕주공 1단지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강화 방침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고덕1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1단지는 지난해 말 재건축 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묶이면서 지난 3주 새 3000만~5000만원 안팎 올랐던 시세가 대부분 유지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수요층이 비교적 두터운 고덕 5~7단지 내 20평형대도 마찬가지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값이 떨어진 매물이 등장하고 있는 18평형과 달리 20평형대는 호가를 낮춰 내놓는 매물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덕 지구의 경우 사업추진 속도에 따라 개발이익 환수(시영 및 2~4단지)나 재건축 연한 강화(5~7단지) 등의 영향을 달리 받게 돼 향후 가격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의 재건축 관련 규제완화 여부에 대한 논의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