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CEO 발탁 '신동빈 체제' 가속…롯데그룹 11개 계열사 대표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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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체제 구축,실적우선,세대교체.' 10일 롯데그룹이 실시한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승진인사의 키워드다.
신동빈 부회장이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는 롯데그룹의 향후 3대 인사원칙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9일 롯데쇼핑 상장으로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롯데그룹이 이날 인사를 계기로 '젊은 피' 수혈을 통한 신 부회장 친정체제 구축에 본격 나섰음을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신 부회장 직계라인 '약진'
이번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신동빈 부회장이 이끄는 경영정책본부 인력의 두드러진 약진이다.
경영정책본부는 지난 2004년 10월 주력 계열사인 호텔롯데 소속으로 신설돼 신동빈 부회장이 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날 인사에서 정책본부의 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호텔롯데 채정병 전무가 부사장으로,정책본부 국제실장인 롯데쇼핑 황각규 상무,홍보실장인 장병수 상무가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신 부회장의 직할 조직인 정책본부의 핵심 3총사가 모두 승진한 것.여전히 신격호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만,신 부회장의 영역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서 20년 넘게 근무,롯데의 차기 재무통으로 불리는 채 부사장은 롯데쇼핑 상장을 실질적으로 총지휘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의 '비서실장','정권인수위 위원장'으로 불리는 황 전무는 신 부회장을 그림자처럼 보좌해왔다.
신 부회장의 한국롯데 첫 근무지인 호남석유화학에서 인연을 맺은 황 전무는 이후 15년 동안 신 부회장이 있는 곳엔 항상 함께 했다.
2003년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에도 승진자 명단에 올랐다.
그룹 홍보를 맡고 있는 장 전무도 롯데쇼핑 상장을 계기로 홍보기능이 강화됨에 따라 승진대열에 합류했다.
◆롯데,젊어진다
'종신고용'이라 불릴 정도로 좀체 사람을 내치지 않던 롯데그룹의 인사흐름이 '실적'위주로 급선회하는 조짐도 드러났다.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건설 호남석유화학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유임시킨 건 어려운 여건에서도 경영 안정화를 위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현 경영진에 대한 두터운 신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식품계열사 등 CEO 11명을 전격 교체했다.
이번에 교체된 11명의 대표이사 가운데 60대는 최고령인 홍희표 부산호텔롯데 대표이사 부사장(42년생)을 비롯 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8명은 50대 초·중반대여서 기존 롯데의 인사관행에 비추어 '젊은' CEO다.
이번에 별을 단 신규 임원 46명도 40대 초·중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신 부회장의 친정체제 강화와 함께 주요 경영진에도 세대교체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오너 일가 승진도 눈길
오너 일가의 승진인사도 눈길을 끈다.
신격호 회장의 5촌 조카이자 신동인 롯데자이언츠야구단 구단주 대행의 동생인 신동립 호텔롯데 전무를 부사장으로,지난해 이사대우로 승진한 신격호 회장 외손녀 장선윤 이사대우도 이사로 각각 승진발령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