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여 동안 기나긴 침체기를 걸어 온 중국 증시가 올 들어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 선전 등 증권시장에서는 중국 증시가 아시아지역 주가 상승 흐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낙관적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 가능 주식인 B주(株)가 주가 상승의 주역을 맡고 있다.



상하이 B주는 A주(내국인 전용주)시장과의 통합 루머가 돌면서 올 들어 폭등세를 타기 시작,지난 7일 94포인트를 넘긴데 이어 8일에도 연초부터 지속돼온 강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상하이 B주 지수는 올 들어 49%가량 올랐다.


선전 B주 역시 새해 들어서만 약 50% 급등했다.


A주 위주로 구성된 상하이 증시의 종합지수는 이날 한때 1285포인트까지 올라 올 들어 약 9% 상승폭을 보였다.


상하이 증시 종합지수는 지난 2001년 6월 2242포인트를 기록한 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다.


중국 B주가 이처럼 급등하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가 주식시장 대외 개방 작업의 하나로 B주 시장과 A주 시장을 통합할 것이라는 루머 때문이다.


두 시장이 통합될 경우 B주의 유동성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B주 시세가 A주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다는 점 등이 주가를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특히 작년 말 발표된 외국인기관투자가(QFII)에 대한 규제완화 정책 및 각종 중국 증시 개혁 조치로 시장 여건이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국은 작년 12월 QFII가 중국 증시에서 거둔 투자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할 때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또 QFII의 투자한도를 기존 4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확대했다.


중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非)유통주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중국 증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중국은 작년 4월 이후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비유통주(각 상장기업 전체 주식의 약 65%)를 시장에 풀어 왔다.


현재 전체 상장기업의 40%에 해당하는 504개 기업이 이 작업을 마쳤으며 해당 기업 주식은 대부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강호 현대증권 상하이사무소 소장은 "중국 정부의 증시개방 확대,시장구조개혁 등에 힘입어 상하이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며 "주식시장 개혁 개방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B주로 투자자금이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그간의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장기업의 순익 상황이 악화되고 있고,불투명한 시장구조 등이 여전히 주가 상승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