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부품 및 시스템을 주로 만드는 '굴뚝형 기업'인 LS산전이 'IT(정보기술)기업'으로 진화 중이다.


최근 전력차단기와 배전반 등 전력용 부품 및 장치산업 중심에서 전자태그(RFID)와 인버터(전력변환장치) 등 IT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이들 IT사업을 회사의 미래 성장 엔진으로 육성해 2010년께는 명실상부한 IT 회사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체질 개선으로 경쟁력 갖춘다


1998년 이전까지만 해도 LS산전의 핵심사업은 엘리베이터와 자판기 사업이었다.


그러나 2조원을 넘는 부채를 정리하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1999년 동제련과 엘리베이터,자판기 등 주력사업을 매각했다.


이후 LS산전은 전력차단기와 개폐기 등 '전력부품' 부문과 송전·배전반,변압기 등의 '전력시스템' 부문 등 두 개 사업 중심으로 회사 구조를 재정비했다.


현재 이들 두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국내 시장 점유율도 1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전력부품과 시스템만으로는 회사의 장기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게 LS산전의 내부 판단이다.


주 사업분야인 중전력기기의 경우 국내 시장은 정체 상태이며,해외시장도 독일의 지멘스,슈나이더 등 글로벌 리딩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LS산전이 5~10년 후를 내다보고 전자태그 등 IT사업으로의 진출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신성장엔진은 IT사업


LS산전이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사업은 전자태그,하이브리드자동차용 부품,전력용 반도체 등 세 가지다.


올해부터 이들 사업에 투자를 늘려 2010년 전체 매출 중 40%의 비중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자태그(RFID) 사업에 우선 투자했다.


전자태그는 2010년이면 시장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블루오션'이다.


LS산전은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 5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충남 천안에 RFID 전용테스트센터와 RFID리더기 양산 라인을 가동했다.


리더기의 양산 능력은 연간 10만대로 국내 최대 규모다.


올 상반기부터는 RFID태그 공장도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지난해 24억원이었던 전자태그 부문 매출을 올해는 20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하이브리드카(휘발유와 전기 병행 사용 자동차)에 쓰일 전장부품 사업도 LS산전의 차세대 육성사업 중 하나다.


하이브리드카의 핵심부품인 인버터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력용 반도체 모듈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력용 반도체 모듈은 전력변환장치와 인버터 등을 제어하는 데 쓰이는 칩.LS산전은 올해 안으로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현재 이 부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 지멘스와 일본 미쓰비시 등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전략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