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업단지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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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칠두 <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
새해 들어 정부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최우선 국정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산업단지의 역할이 새삼 높아질 전망이다.
산업단지의 건설목표는 크게 보아 수출증대,고용증대,지역개발이라는 세 가지 정책방향으로 추진되어 왔다.
1964년 노동집약적 수출단지인 구로공단이 첫 조성되고 이후 '공단붐'을 일으킨 이래 오늘날까지 세 가지 기본방향은 일관되게 추진되고 있다.
70년대의 수출지향적 중화학단지(구미·창원·울산·여천),80년대의 수도권 재배치를 위한 중소기업단지(반월·시화·남동),90년대의 지역균형개발을 위한 신생 산업단지(대불·군산·군장·북평)에 이르는 대규모 산업단지가 가히 국가적 사업으로 조성되었다.
2000년대 들어 우리 산업단지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00년도에 시화공단 50만평 분양을 끝으로 수도권에 국가산업단지 건설이 끊기자 수도권 공장용지난은 해마다 심각해졌다.
마침내 내린 결론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지난 40여년간 추진하던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배치' 정책에서,소프트웨어 중심의 '산업집적 활성화'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2004년 6월 발표된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화'가 바로 난산(難産)의 결과였다.
기업인들이 원하는 대도시 인근의 특정지역에서는 어차피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없기에 기존 주요 산업집적지의 기능을 산·학·연·관 네트워킹 등을 통해 혁신적으로 높이자는 것이다.
이미 성공사례도 나왔다.
서울디지털밸리로 탈바꿈한 옛 구로공단이 좋은 예다.
2000년도에 입주업체 712개사,고용 3만2958명이었으나 불과 5년 만인 2005년도에 5132개사,7만1200명으로 가히 천지개벽일 정도로 바뀌었다.
첨단 벤처타워와 디지털기업으로 뒤바뀐 '구로밸리'는 2년 뒤인 2007년 총입주업체 7200개사에 R&D 고급인력을 중심으로 신규 일자리가 2만명가량 창출될 것으로 추정돼 한 마디로 눈부시다.
국부(國富)의 성장엔진이자 고용 창출의 원동력은 제조업이다.
국가산업의 뿌리인 제조업을 부흥시키는 차원에서 산업단지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혁신 패러다임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산업단지가 혁신클러스터의 중심지로 탈바꿈하여 우리 사회,특히 청년들에게 보람찬 일자리를 제공하는 신산업의 터전으로 부흥하길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