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행한 새해 국정연설에서 대외정책 못지않게 미국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유난히 강조했다.


그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석유자원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을 서두르고 더 많은 시장을 개방토록 하며 연금 및 의료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 수준이 높고 숙련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교육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중동 석유에 중독됐다"


부시 대통령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강조한 것은 석유의 대외의존도를 줄이자는 것.그는 "미국은 석유에 중독돼 있고 특히 석유가 불안정한 지역(중동)에서 수입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중독을 끊는 최선의 방법은 기술"이라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자금을 22% 늘리고 오는 2025년까지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석유 수입을 75% 이상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무공해 화력발전소와 획기적인 태양열 및 풍력발전소,안전한 원자력 발전소 등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이브리드자동차와 전기자동차,수소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중동지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석유의존적 경제구조에서 탈피,중동지역에 대한 불필요한 군사 개입을 줄이고 환경친화적인 경제구조로 개선시키겠다는 것이 부시 대통령의 구상으로 보인다.


◆"더 많은 시장을 개방토록 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독보적이지만 중국과 인도가 새로운 경쟁국으로 부상하고 있어 만족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보호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시장폐쇄주의로 가는 것은 곤란하며 오히려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경쟁력 강화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인들이 만든 물건을 팔기위해 더 많은 해외시장이 개방돼야 한다"고 말해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시장개방 압력을 지속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세금 감면조치의 영구화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8800억달러의 세금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며 "의회에서 영구감세안을 법제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회보장제도를 개혁하고 건강보험을 확대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78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 중 자신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을 포함한 일부가 올해 처음 60세가 된다"며 "현재와 같은 사회보장지출을 지속할 경우 오는 2030년에는 연방예산의 60%가 여기에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작년 의회와 여론의 반대로 좌절됐던 사회보장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인의 큰 불만을 사고 있는 건강보험과 관련,"기업들이 건강보험 저축 계좌(HSA)를 제공하거나 개인이 가입할 때 조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누구나 필요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