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재미있는 게임을 벌인 적이 있다.


원숭이와 펀드매니저(4명),아마추어 투자자(4명)가 10개월간 3라운드에 걸쳐 주식 투자 수익률 게임을 펼친 것이다.


펀드매니저와 아마추어 투자자는 온갖 기술적 분석과 오랜 경험을 동원해 투자대상을 선정한 반면 원숭이는 신문 지면에 실린 주식 시세표에 무작정 다트(dart)를 던져 종목을 찍었다.


이 게임에서 원숭이와 사람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원숭이의 손실률은 평균 2.7%로 선방한 반면 펀드매니저들은 평균 13.4%의 손실을 봤다.


심지어 아마추어 투자자들은 28.6%의 손실률을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물론 원숭이가 매번 사람을 이길 수는 없겠지만 주식 투자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다.


주식 투자 이론 중에 '랜덤워크'(Random Walk)라는 것이 있다.


주가는 술 취한 사람의 걸음걸이와 같아서 아무리 탁월한 분석도 주가 움직임을 예측할 수는 없다는 가설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조차도 "나도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해 큰 돈을 벌고 싶지만 실제로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 주식시장은 매력적이다.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의 4배나 되는 15%의 수익률을 단 하루에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주식시장에서 직접투자로 돈을 번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려면 정교한 포트폴리오(분산투자)를 구성하고 철저한 장기투자를 벌여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구성하고 분위기에 부화뇌동하지 않은 채 장기전을 벌이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해법은 간접투자에서 찾아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미국의 주식 투자 수익률을 보면 개인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3.5%인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대한 간접투자 수익률은 연 13%나 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