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분양(3월·8월)에다 지방선거(5월 말)까지 도대체 언제 아파트를 분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A건설사 관계자)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인 업체들이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설 연휴가 끝나면서 아파트 신규 분양 성수기가 코앞에 닥쳤지만 판교청약과 지방선거 위세에 눌려 분양 시기를 결정하지 못한 채 고민만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아파트 공급을 준비 중인 업체들은 무엇보다 당장 3월 말로 예정된 판교신도시에 앞서 분양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입지여건이나 청약대기자들의 관심도 등을 감안할 때 수도권 어느 곳도 판교의 적수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B건설 관계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판교를 노리고 청약통장을 아끼고 있는 수요자가 수두룩하다"며 "판교 청약 전에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은 자살 행위나 진배없다"고 말했다.
판교 청약이 끝나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4월 중순께 판교분양이 마무리되더라도 5월4일 당첨자 발표 때까지 수요자들의 관심이 온통 판교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데다 곧이어 5월 말에는 지방 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C건설사 관계자는 "선거철만 되면 주부 마케팅 요원 등 분양인력을 동원하기 조차 힘들고 소비자들도 선거에 눈이 쏠리다 보니 분양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보통"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선거가 끝나면 중대형 평형이 대거 공급되는 8월 판교 분양이 이어진다.
D건설 관계자는 "판교 분양이 서울 강남이나 분당의 기존 아파트값을 들썩거리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수도권의 다른 분양 단지에는 엄청난 악재"라며 "그나마 판교열풍이 다른 분양시장으로 확산되기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