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시대'가 열린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지명자(52)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을 이어받아 다음 달 1일 '세계의 경제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그린스펀 의장은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재한 뒤 18년6개월간의 임기를 마감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연 4.25%인 단기금리를 4.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FRB 의장은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자리인 만큼 버냉키 체제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어떤 통화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버냉키 지명자가 취임 이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의장 교체기에 나타나는 시장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일이다. 시장에선 이를 '버냉키 리스크'라고 부른다. 그린스펀 의장이 1987년 8월 취임한 후에도 1년간 주가와 달러 환율은 각각 17.5%,6.2% 떨어진 반면 금리는 1%포인트 올랐다. 더군다나 지난 28일 발표된 작년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1.1%로 급락,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첫 시험대는 2개월 후인 3월28일 열리는 FOMC 회의. 작년 4분기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됐고 주택경기의 거품 붕괴 논란이 거센 데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등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금리 인상 흐름을 끊을지 주목된다. 4분기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된 만큼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다시 경제가 좋아지면서 한 차례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버냉키 지명자는 이에 앞서 다음 달 15일 하원에 출석,상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할 예정이어서 그가 생각하고 있는 금융정책 방향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