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이 이달 들어서만 3개 계열사의 등기 임원을 새로 맡는 등 '책임 경영'을 부쩍 강화하고 나섰다. 그동안 CJ그룹의 '얼굴' 역할을 해온 손경식 회장이 작년 말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그룹 경영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선 것과 관련해 이 회장이 '단독 경영체제 굳히기'에 본격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손 회장은 이 회장의 외삼촌이다. 26일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7일 계열 외식업체인 CJ푸드빌의 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이날 물류업체인 CJ GLS와 전산시스템 개발업체인 CJ시스템즈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 임원으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등기 임원을 맡고 있는 계열사는 CJ㈜와 CJ홈쇼핑,CJ CGV(극장 운영),CJ개발(건설) 등을 포함해 모두 7개사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CJ㈜와 CJ홈쇼핑,CJ CGV 등 3개사는 상장사며 나머지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사다. CJ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이 회장이 그룹 경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손 회장은 대외 활동을 챙기는 역할분담을 해왔다"며 "이 회장이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 등기임원을 맡는 계열사 수를 늘려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CJ GLS와 CJ푸드빌의 등기 임원을 맡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CJ GLS는 이 회장이 애착을 갖고 있는 회사 중 하나로,이 회장 지분이 74%에 이른다. 그러나 물류업계의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제3자 물류 부문 실적이 부진해 지난 연말 인사에서 대표이사가 경질되기도 했다. 따라서 관련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직접 등기 임원을 맡은 만큼 내부 단속과 함께 향후 공격 경영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J푸드빌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CJ푸드빌의 지분 구성은 이 회장 10.5%,CJ 84.8% 등이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