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쓰이던 '석파정(石坡亭)'이 소송에 휩싸였다. 법원이 지난 13일 경매에 부쳐졌다 63억1000만원에 낙찰된 '석파정'에 대해 임의경매정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윤성근 부장판사)는 석파정을 경매에 내놓았던 채권자 정모씨를 상대로 주식회사 석파문화원이 낸 임의경매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4일 밝혔다. 석파문화원은 경매정지 결정에 따라 13억5000만원을 담보로 내고 석파정을 63억1000만원에 낙찰받았던 코스닥 등록업체 대표인 A모씨(43)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석파문화원이 이렇게 경매정지신청과 소송을 하게 된 이유는 문화원이 진 빚 30억원 때문이다. 정씨 등에게 문화원이 30억원을 빚졌다는 것은 사실상 '사기'라는 것이다. 석파문화원은 지난해 초 2004년도 결산을 하는 과정에서 30억원의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씨 등 3명이 각 10억원씩 모두 30억원을 지난 2004년 6월에 사망한 오수전 전 대표이사가 문화원을 운영하던 시절 빌려줬다고 돼 있었던 것. 이에 대해 구자홍 석파문화원 이사는 "이사회 회의록에 사인을 한 적이 없다고 석파문화원 관계자들이 증언하는 데 반해 채권자 정씨 등은 근거자료 요청에도 응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채권"이라고 지적했다. 석파문화원은 경매신청을 했던 정씨 등 채권자 3명에 대해 근저당권 말소등기 소송을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석파문화원측이 소송에서 이길 경우 석파정은 다시 석파문화원의 소유로 돌아오게 된다. 석파문화원은 지난해 11월 업무상 배임과 부동산실명의자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의 혐의로 채권자 정씨 등 3명을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석파정을 낙찰받았던 A씨는 "우리 문화재에 관심이 많아 낙찰에 응했던 것"이라며 "법원의 절차에 따라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