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캐피탈을 금융지주회사로 만들려는 계획을 사실상 포기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 상장을 앞두고 지배구조 투명성 논란이 다시 한 번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주식 120만1주(60%)와 미래에셋투신운용주식 100만주(45.83%)를 각각 3만3438원,1만2938원에 박현주 회장에게 매각했다.


또 미래에셋증권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주식 271만주(54.17%)를 24일 박 회장에게 팔기로 했다.


이 거래가 끝나면 미래에셋그룹의 주요 4개사 지분을 갖고 있던 지주회사격이었던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 지분만을 보유하게 된다.


대신 박현주 회장이 직접 투신운용(68.7%),자산운용(63.5%),맵스자산운용(54.2%)의 지분을 보유,경영하게 된다.


미래에셋측은 이 거래의 이유에 대해 "계열사의 운용사에 대한 지배관계를 통한 운용과정 간여(chinese wall) 논란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자산운용사 간에 밀어주기를 한다는 일부 여론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미래에셋이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얻는 것이 없다고 판단,지주회사 정책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이 금융지주회사가 될 경우 계열사 지분 보유 이외에 별도 사업이 불가능하고 자기자본을 초과해 자회사 지분을 가질 수 없는 등 각종 제한이 있다고 판단,지분을 박 회장에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캐피탈이 증권과 자산운용 3개사 지분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증권이 상장되면 계열사 간 거래 등 공시의무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는 점에 미래에셋이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즉 미래에셋증권 상장에 따른 각종 부담을 피하기 위해 지분을 박 회장쪽에 몰아줬다는 얘기다.


박 회장은 작년 연말에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