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의 최고급세단 607은 '사자의 왕'(King of the Lion)으로 불린다.


유럽을 정복한 나폴레옹(황야의 사자)의 영광을 재현해주기를 바라는 프랑스인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이런 607이 푸조가 자랑하는 최첨단 V6 2.7 디젤엔진(HDi)을 달고 새로 나타났다.


이 엔진은 푸조가 4억달러를 들여 개발한 것으로 최고 출력 204마력과 5000cc 가솔린 차량을 능가하는 44.9㎏.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뉴607 HDi는 매끈한 유선형 자태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대형 세단이면서도 쿠페와 같은 분위기다.


옆차선의 운전자들이 힐끔힐끔 쳐다볼 정도로 잘 빠졌다.


하지만 세련된 외모 속에 '괴력'에 가까운 힘을 감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푸조의 상장인 사자가 적당히 살을 빼 힘과 함께 민첩성까지 갖췄다는 느낌이 든다.


뉴607HDi의 진가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때 느껴지는 힘에서 시작된다.


가솔린엔진 차량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파워가 발산된다.


정지상태에서 출발할 때는 약간 무거운 느낌이 들지만 일단 움직인 다음에는 먹이를 발견한 사자처럼 뛰어나간다.


시속 70~80km까지는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8.7초.


힘이 좋다보니 가파른 언덕길에서도 평지처럼 내달린다.


최대토크 44.9kg.m가 1900rpm에서 발휘된다.


비슷한 배기량의 휘발유엔진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가속 페달에 살짝 발을 대면 최대 토크가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낮은 영역에서 큰 힘이 나오기 때문에 굳이 무리하게 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어 효율적이다.


연비는 ℓ당 11km.


디젤차이지만 소음이 별로 없는 것도 뉴607HDi의 강점이다.


정지 상태를 제외하고는 일반 휘발유 차량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


심플한 이미지의 실내는 예상외로 널찍하다.


도어 부분을 슬림화해 더욱 넉넉하게 느껴진다.


모니터를 통해 디지털 시계 등 다양한 기능이 나타나는 데 의외로 산뜻하다


트렁크 문의 우측 하단에 새겨진 '607'마크의 0을 누르면 열리는 트렁크의 용량은 601ℓ로 골프백 5개는 여유있게 들어간다.


크렁크 문 안쪽의 버튼을 누르면 문이 저절로 닫히는 점도 특이하다.


디젤 미세먼지필터(DPF)를 장착,필터로 걸러낸 미세먼지를 주행 중 태워없애는 친환경 기술도 자랑 거리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