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불가피성을 강조함에 따라 스크린쿼터(국내영화 의무상영일수) 축소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 미국과도 자유무역협정을 맺어야 한다"며 "조율이 되는 대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FTA 협상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쇠고기 수입재개와 스크린쿼터 축소를 요구했었다. 이 중 한·미 간 쇠고기 협상은 최근 타결됐다. 스크린 쿼터가 유일한 걸림돌로 남게 된 셈이다. 미국은 현행 146일인 국내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절반인 73일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 영화계는 축소 자체를 반대하며 팽팽히 맞서 논의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들은 내심 스크린쿼터 축소에 찬성했지만 영화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진 못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한·미 FTA를 올해 적극 추진하기로 '결단'을 내림에 따라 조만간 본격적인 스크린쿼터 축소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FTA는 국내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미 FTA가 타결되면 2003년 교역규모를 기준으로 대미수출은 352억∼462억달러 늘어나고 수입 증가폭은 이보다 작은 171억∼30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그동안 한국은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등과 FTA를 체결했으나 이들 국가와의 무역규모는 전체 교역량의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