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설이 불거지면서 17일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1390선 아래로 추락했다. 이날 주가 하락은 지난해 10월 이후 260포인트 이상 오른 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설과 일본 증시 급락 등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8일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나올지 모른다는 소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재경부는 이날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을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악재는 걷힐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과 본격적인 조정의 서곡이라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영원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증시 급락은 악재가 노출된 게 아니라 다분히 심리적인 측면이 작용했다"며 "따라서 조정이 그리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낙관론의 배경에는 적립식펀드 등으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점이 깔려 있다. 반면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조정다운 조정이 거의 없었다"며 "차익실현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조정의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환율하락에 따른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우려가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고 △자산운용사들이 고객환매에 대비,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경우에 따라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