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장 릴레이 기고/2006년의 과제] 개방으로 가는 현명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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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 자유기업원장 >
올해는 모두 길게 보며 사는 현명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우선은 노는 일이 즐겁지만,놀기만 하다보면 필경 비참한 베짱이 신세가 돼 버린다.
장기적 이익은 단기적 이익과 충돌할 때가 많으며,현명한 사람이라면 그 중에서 장기적으로 이로운 것을 택한다.
시야의 길고 짧음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하는 사정은 나라의 정책을 결정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고통스러운 정책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좋을 때가 많다.
반면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정책이 두고두고 나라의 장래를 망칠 때도 많다.
복지정책이라는 것이 그렇다.
세금을 거두어서 국민들에게 나누어주면 다수의 국민을 당장은 넉넉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
그러나 높은 세금은 국민들의 일할 인센티브를 줄인다.
또 일 안해도 먹여주니 일할 의욕은 더욱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피할 수 없는 장기적 제약조건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생산하지 않으면 나눌 것도 사라진다는 철칙 말이다.
길게 보았을 때,국민들의 생활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 각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 뿐이다.
3만달러 소득으로 가자는 말은 우리의 생산성을 지금보다 두 배로 높이자는 말이다.
끊임없는 원가절감이 필요하고 노동 강도는 더욱 높아져야 한다.
생산성을 높이는 일은 분명 고통스러운 일이지만,그렇다고 높은 세금과 퍼주기 정책으로 도피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다.
복지정책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복지정책은 소년소녀 가장,무의탁 독거노인,중증 장애우 같이 어차피 생산을 하지 못할 사람들로만 국한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현명한 선택이 당장은 엄청난 고통을 주기로는 개방과 세계화 역시 마찬가지다.
지구의 역사를 돌아보면 개방된 나라일수록 국민들의 경제생활이 풍요로웠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스의 아테네,로마,중세의 베네치아,근세의 영국과 미국,홍콩과 싱가포르 등이 모두 개방된 나라들이었다.
대한민국 자신도 2차 대전 이후 다른 대부분의 신흥독립국들이 수입대체형 폐쇄경제를 택할 때, 적극적 개방정책을 펴 기적을 이루어낸 네 마리 용 가운데 하나 아닌가.
이제 그 동안 정부의 보조금과 보호 장벽으로 연명해 온 몇 안 남은 산업들도 개방의 물결을 정면으로 받아들일 때가 됐다.
보호의 장막을 거두면 분명 고통이 따른다.
지금까지 익숙해 있던 것들을 포기하고 새로운 생산방식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
또는 생활의 터전 자체를 바꿔 전혀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호받는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부담을 주는 것임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국제 가격에 비해 가장 가격이 비싼 상품은 분명 농산물들이다.
시장이 닫혀 있기 때문이다.
비싼 농산물 가격은 모든 소비자를 힘들게 하지만, 특히 전체 지출 중에서 식료품비의 비중이 높은 도시의 빈민들이 힘들어 한다.
기생충 알 파동으로 중국으로부터 값싼 김치의 수입이 중단됐을 때, 가장 타격을 받은 사람들은 한 달에 이삼십만원으로 살아가는 무의탁 독거노인 같은 분들이었다.
농업이든 제조업이든 자영업이든 간에 정부로부터 보호 받고, 보조금을 받는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다.
개방은 우리 모두를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사람으로, 그리고 국제사회에서도 당당하게 겨룰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간다.
2006년 한 해는 국민들 모두 길게 보면서 현명한 선택을 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