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비율 0%대 진입‥은행들 "이젠 대출전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시중은행들이 부실 여신 '0%'에 도전하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2005년 말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1%대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중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 은행들보다 낮은 것이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선진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의 자산건전성 개선은 자산을 확대(여신 증대)할 수 있는 여력이 높아진 것을 의미하는 만큼 올들어 은행 간 대출전쟁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SOHO)에 대한 은행의 자금 공급 확대는 내수경기를 진작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2005년 말 부실채권 비율은 0.98%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0.9%대의 부실채권 비율은 세계적으로도 일류급 수준"이라며 "외환위기 이후 국내 은행산업에 꼬리표처럼 달려 있던 부실의 오명을 이제는 완전히 떼어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말 부실채권 비율이 1.05%였던 신한은행도 12월 말 부실 비율이 1%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외환은행 등의 연체율도 1%대 초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국내은행의 전체 부실채권 비율은 12.90%에 달했다.
이후 2001년 3.41%,2003년 2.63%,2004년 1.90%,2005년 6월 말 1.63% 등으로 가파른 속도로 떨어졌다.
부실채권 비율의 하락은 은행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손상각,담보회수 등을 통해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감축한 데다 신규 발생 부실채권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건전성의 단기지표인 연체율도 가파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0.85%로 잠정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0.88%로 나타났으며,기업은행이 0.9%대를 나타내는 등 연체율도 1% 미만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개선됐다는 것은 역으로 그동안 리스크가 높은 대출을 회피해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량고객에 대해선 대출경쟁을 벌이는 반면 비우량 고객에게는 철저히 '디마케팅(de-marketing)' 전략을 펴왔다는 것.은행이 경기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이런 배경에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크게 호전된 만큼 앞으로는 비우량 고객에 대한 대출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건전성이 개선된 데다 경기까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은행권이 다시 대출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