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추격 무섭다] 업종별 기술력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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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술 추격은 한국의 '달러 박스' 업종 전반에 걸쳐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패널
상하이광전(SVA)은 일본NEC와 합작사를 세워 5세대 LCD패널을 생산 중이다. 이번에 6세대를 건너뛰어 7세대로 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베이징에서 지난해 5월부터 5세대 LCD패널을 생산 중인 징둥팡(BOE)은 한국 하이닉스의 LCD사업을 인수하면서 LCD패널 시장에 뛰어들었다.
징둥팡 베이징공장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온 120여명의 엔지니어가 일하면서 자연스레 기술이 전수되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6세대든 7세대든 차세대 패널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 브랜드 휴대폰 수출은 835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60% 늘었다.
물량은 작지만 증가 속도가 빠르다.
통신 장비업체인 화웨이는 차세대 이동전화인 3세대 휴대폰으로 단말기 사업에 뛰어들어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유럽형 3세대 이통표준인 WCDMA 관련 휴대폰과 통신시스템 연구에만 3000명의 연구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 3세대 이통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지만 화웨이 샤신 중싱 등은 지난해부터 해외에 이 서비스용 단말기를 수출하고 있다.
◆자동차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 자체 개발 모델 '즈유젠(프리 크루저)'을 출품한 지리자동차의 리수푸 회장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자동차 수준은 한국에 10년 뒤져 있지만 5~8년이면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10년에는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1~2년 정도로 좁혀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위해 직접 날아간 리수푸 회장은 미국 회사에서 일하는 중국인 자동차 엔지니어 70여명을 초대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을 넘보는 중국차까지 등장했다.
중국의 칭링자동차는 대우자동차판매를 통해 오는 3월부터 2~2.5t트럭을 수출할 예정이다.
화천진베이자동차 등 중소형 승용차를 한국에서 출시하려는 업체들도 있다.
◆조선과 철강
첨단고부가가치 선박의 영역까지 치고들어오고 있다.
상하이엔 최근 중국선박공업집단 산하 후동중화조선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건조 중인 LNG(액화천연가스)선박의 선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언론들이 중국 조선업이 첨단기술로 가는 이정표라고 호들갑을 떤 이 선박은 내년 중 건조돼 인도될 예정이다.
후동중화조선의 모기업인 중국선박공업집단은 2015년을 목표로 세계1위 조선 업체를 지향한다는 비전을 2003년 발표한 바 있다.
최고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자동차용 강판에서도 중국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있다.
바오산철강이 작년 3월 일본 신일철 및 프랑스의 아셀로와 합작해 가동에 들어간 자동차 냉연강판 공장이 대표적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이건호·김형호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