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가입자들이 10년 뒤 퇴직연금을 받을 때 세금은 얼마나 내야 할까.


재정경제부는 9일 관련 세법 시행령 정비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퇴직연금을 연금 형태로 수령할 때와 일시금으로 수령할 때 세금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과세대상 소득의 파악방법,공제방법,세율 적용법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연간 연금수령액 평균인 1700만원 이하를 수령한다면 연금 방식이 일시금 방식보다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재경부는 또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할 경우 퇴직소득세를 내야 하며 다른 연금과 합친 연금총액이 600만원 이하면 분리과세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월 120만원일 때 세금 13만6000원


직장에 다니지 않는 아내와 2인가구를 구성하고 있는 회사원 A씨.올해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에 가입해 10년 간 매년 1000만원씩 내면,10년 후엔 기업부담금과 이자 등을 합쳐 2억원이 쌓인다.


A씨는 2016년부터 20년간 연금으로 1500만원씩 받게 된다.


2016년 A씨가 세금을 내야 하는 대상소득은 1500만원이 아닌 975만원이다.


1500만원에는 과세대상이 아닌 소득공제초과분이 합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비과세대상 금액의 산출은 어떻게 하나.


A씨는 불입 단계에서 연간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10년이면 3000만원이다.


A씨가 10년간 낸 1억원 중 '그간 소득공제를 받아 온 3000만원'을 제외한 7000만원이 비과세 대상금액이다.


비율로는 35%(퇴직연금 2억원 중 7000만원)이다.


연간 받는 150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975만원{1500만원-(1500만원의 35%인 525만원)}이 과세대상 소득이 된다.


여기서 공제를 제외하면 과세표준이 나온다.


공제로는 연금소득공제와 기본공제 표준공제 등이 있다.


구간별 연금소득공제율을 적용한 공제액은 545만원.또 2인가구 기준 기본공제액은 200만원,표준공제액은 60만원이다.


소득(975만원)에서 공제 805만원(545만원+200만원+60만원)을 제한 170만원이 A씨의 과세표준으로 산출된다.


여기에 소득세율 8%를 곱한 13만6000원이 A씨가 내야 하는 세금이다.


소득세율은 구간에 따라 △1000만원 이하 8% △1000만∼4000만원 17% △4000만∼8000만원 26% △8000만원 이상 35% 등이다.



◆일시금 2억원 때 세금 540만원


같은 상황의 B씨는 A씨와 달리 2016년에 2억원을 한꺼번에 받기로 했다.


B씨의 과세대상 연금소득은 1억3000만원(2억원-7000만원)이다.


공제는 정률공제와 근속연수 공제만 받는다.


정률공제율이 45%이므로 정률공제는 5850만원(1억3000만원×45%)이며,10년 근속에 따른 공제가 400만원이다.


근속연수 공제는 5년까지 매년 30만원,6∼10년은 매년 50만원이다


따라서 B씨의 과세표준은 6750만원(1억3000만원-5850만원-400만원)이 된다.


산출세액은 연분연승법에 따른다.


먼저 6750만원을 10년으로 나눠 매년 소득 675만원을 구한다.


여기에 구간별 세액 8%를 곱한 54만원이 연간 세액이다.


이 54만원에 다시 10년을 곱한 540만원이 일시 수령에 따른 세금이다.


A씨가 20년간 272만원(13만6000원×20년)의 세금을 내는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이 내는 셈이다.



◆중도인출 때 퇴직소득세 부과


퇴직연금 가입자는 연금수령액에 대해 5%의 세율로 원천징수되고 나중에 정산하게 된다.


아울러 근로자가 불가피한 사유로 중도 인출할 경우에는 일반 퇴직금처럼 퇴직소득세가 부과된다.


중도인출은 퇴직연금 중 확정급여형(DB)은 허용되지 않고 DC형이나 개인퇴직계좌(IRA) 형태의 가입자에 대해 주택 구입,본인과 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등 일부 사유에 한해 허용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