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영화펀드에 투자한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산하 투자관리자문기관 한국벤처투자가 최근 결성한 150억원 규모의 엠벤처영상투자조합(영화펀드)에 산업은행과 농협이 각 10억원,기업은행 16억원 등 총36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은행들이 그동안 원금을 보장받고 영화펀드 결성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다른 투자사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엠벤처영상투자조합은 영화를 주축으로 방송드라마와 공연 등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결성된 영화펀드다.


주요 은행들이 영화펀드에 투자한 것은 영화와 드라마 등이 한류열풍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게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영화펀드들의 손실률도 크게 낮아진 데다 지난해 일부 영화펀드는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해 영화산업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엠벤처영상투자조합이 영화와 함께 드라마와 공연 등에도 투자하는 등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도 메이저 은행들을 끌어 들이는데 기여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제조업 투자는 앞으로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엔터테인먼트산업은 리스크가 있지만 새로운 성장산업인 만큼 제1금융권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