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도시 포항이 '파워풀 포항(Powerful Pohang)'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워풀 포항'은 포항시가 포스코를 통해 일군 옛 영일만 신화를 첨단 벤처와 조선 등의 신성장 동력을 통해 제2의 영일만 신화를 꽃피우겠다는 의미로 올해 초 채택한 브랜드 슬로건이다. 미국 피츠버그를 비롯한 대표적인 철강도시들이 모두 철강산업 퇴조와 함께 도시 자체도 급속히 쇠퇴했던 것처럼 포항 역시 중국 철강산업의 급부상으로 위기를 맞을지 모른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파워풀 포항'실현을 위해 포항시는 세계적 테크노밸리 육성과 조선산업 기지건설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우선 포스코와 포스텍(포항공대),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방사광가속기연구소 등 국내 최대의 산·학·연 복합체를 적극 활용해 핀란드의 울루,스웨덴의 시스타와 같은 첨단과학 기술 테크노밸리로 육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일찌감치 한국형 실리콘밸리 육성을 위한 발판을 꾸준히 다져왔다. 지난해 7월 포스텍 방사광속기연구소 옆 7000여평의 부지에 오는 2008년까지 총 1207억원이 투입되는 나노집적센터를 유치했다. 또 오는 2012년까지 총15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지능로봇연구소'를 비롯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나노집적센터와 함께 포항을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0년 지역 31개 기관단체가 힘을 합쳐 건립한 포항테크노파크는 출범 6년째인 현재 모두 50여개의 벤처기업이 입주해 지난해 15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포항시는 최첨단 인프라를 기반으로 현재의 테크노파크 인근 연일읍 학전리 일대에 연구·주거·교육·의료·문화시설 등을 갖춘 88만평 규모의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조성하고 있다. 오는 2010년 마무리될 이 사업에는 총 3050억원이 투입되며 포스코건설이 사업비를 분담키로 했다. 포항시는 이 같은 한국형 실리콘밸리 조성을 통해 지난해 무산됐던 '포항 R&D 특구'지정을 재추진,연구인력 1만명이 상주하는 첨단 과학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포항은 또 지난해 현대중공업 조선블록공장을 유치함으로써 조선 전진기지로의 탈바꿈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포항시 흥해읍 용한리 일대 3만여평 부지에 선박 구조물 생산을 위한 조선블록 공장을 준공했다. 포항시와 현대중공업은 2008년까지 18만5000여평의 부지에 3170억원을 투자,연간 10여척의 유조선을 건조할 수 있는 육상조선소 건설에 관한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이 육상조선소는 전체 공정의 70%를 완성한 후 선박을 울산으로 예인해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 포항시는 이에 따라 용한리 일대 22만평을 오는 2008년 말까지 2산업단지로 개발,소규모 조선업체 선박엔진과 선박건조에 필요한 각종 부품생산 업체를 입주시킬 방침이다. 개발사업이 모두 끝나면 영일만 신항배후 43만500평이 조선산업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지난 91년부터 건립되고 있는 영일만항은 포항을 진정한 국제도시로 부상시킬 수 있는 창구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항시는 영일만항과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연계해 180여만평의 기업형 신도시 건설이라는 야심찬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는 이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오는 2011년에는 인구 80만명(현 52만명),소득 2만달러 이상의 '파워풀한 포항'으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