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원·달러 환율이 98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지난주 주식시장은 단 하루 조정을 받더니 다시 1410포인트를 뚫고 사상최고치로 마감했다.


증시 분석가들은 대체로 주식시장이 지난해 10월 말 이후 조정다운 조정없이 급상승한 데 따른 부담감 때문에 환율을 빌미로 한 단기조정 가능성은 있어도 상승추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환율하락 속도가 변수라는 지적도 있다.


환율의 증시에 대한 영향과 투자전략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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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 >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대까지 떨어졌지만 종합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외환시장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10주 연속 상승으로 가격 부담이 높아져 있는 우리증시에 가장 큰 불안요인이 아닐 수 없다.


주식시장은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도 그때 그때 다른 반응을 보이는 선택적 지각의 모습을 나타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주에는 환율 하락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이번주에는 다른 반응을 나타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세 가지 점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인가라는 점이다.


달러 약세는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난주 말 다소 부진하게 나온 고용지표의 영향으로 미국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은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미국 금리 인상 중단은 달러 약세 요인인데,이를 반영해 주말 뉴욕 환율시장에서 116엔으로 거래가 시작된 엔·달러 환율은 단숨에 114엔대까지 떨어졌다.


두 번째는 환율 하락의 속도와 관련한 고려가 필요하다.


환율 변동에 대해 한국증시가 가지는 내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지난주에 경험한 바이지만,예측 가능한 완만한 하락세가 아닌 가파른 기울기의 하락세는 그 자체가 불안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환율 변동에 따라 각 기업이 받는 영향의 정도가 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제품 생산의 분업 구조에서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는 원청업체보다는 하청 업체가 환율 변동에 따른 충격을 더욱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충격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환율 하락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차별화 장세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