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고객만족도 1위로 올라서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교보인의 비전'과 '교보인의 인재상'을 담은 카드 2장을 와이셔츠 주머니에 늘 갖고 다닌다.
신 회장은 수시로 이 카드를 꺼내 되새기곤 한다.
본인과 회사가 설정한 원칙과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교보인의 비전'에는 2010년 이내에 동아시아의 타깃 시장에서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담겨있다.
또 인재상 카드는 고객지향적인 사람,참여와 협조의 조직인 등의 인재상을 제시하고 여기에 걸맞은 바람직한 행동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새해 생명보험업계는 퇴직연금 도입,생명보험·손해보험 교차 판매,방카슈랑스 확대,수익증권 판매 등으로 격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온 교보생명은 올해도 변화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신 회장을 만나 보험업계 중요 이슈와 교보생명의 전략 등을 들어봤다.
-올해 보험영업 전망은.
"요즘 들어 보험상품과 판매 채널이 빠른 속도로 다양해지고 있다.
상품의 경우 사망보험이 인기를 끌다가 생존시 자신에게 혜택이 돌아오는 보험이 많이 팔리고 있다.
건강보험이나 변액보험의 판매 호조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변액보험에 대해 투자상품으로 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변액보험도 보장을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가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판매 채널에선 어느 회사가 고객에게 도움을 주는 재무설계사를 더 많이 확보하고 육성하느냐가 핵심적인 문제다.
보험은 상품내용이 어렵고 판매 후 상담서비스도 중요하기 때문에 설계사 조직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객에게 성실할 수 있는 설계사를 확보 육성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퇴직연금제도가 지난달 도입됐다.
반응은 어떤가.
"퇴직연금은 선진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투자시장의 기반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다.
초기엔 정부정책이나 금융환경 등 변수가 있어 시장 성장이 조금 더디겠지만 공기업,외국투자법인,연봉제 시행 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몇 년이 경과해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면 매년 15%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연금에 더 많은 세제 혜택이 부여돼야 할 것으로 본다.
교보생명은 1977년 국내 금융업계 최초로 종업원퇴직적립보험을 개발한 이후 28년간 퇴직보험 시장을 리드해 왔으며 축적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또 컨설팅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그룹을 확보하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2000년부터 기업문화를 크게 바꾸었다.
그간의 성과와 미진했던 점들을 평가한다면.
"말씀대로 경영의 패러다임을 '양(volume)'에서 '질(quality)'로 옮겼다.
볼륨 경쟁이 오히려 생보사의 미래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울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고객만족경영대상을 5년 연속 수상하고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는 등 고객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
지난 4년 동안 보험계약 유지율은 20%포인트 이상 올랐다.
또 매년 2000억~3000억원대의 이익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이익 창출 기반도 확보했다.
고객만족경영이 가속화할수록 점차 그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중국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선 생보사로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보험 중심의 금융지주회사도 생겨날 것이다.
교보생명 또한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지,언제가 좋은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시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교보문고 등 비금융 관계사에는 피해가 없는지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살펴볼 예정이다.
중국 진출의 경우 2008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합작파트너를 선정할 생각이다.
교보생명의 경영철학과 전략을 공유할 수 있고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가 가장 높은 회사 중 한곳을 선택할 것이다."
-상장과 관련해 현재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은.
"예전과 비교해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
유연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상장의 이점이 있다.
생보사 상장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감독당국과 생보사 간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돼야 한다.
먼저 감독당국이 상장을 위한 기본적인 제도와 규칙을 정해주면 생보사들은 상장 여부,상장 시기와 세부내용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생보사 상장이 마치 생보사 주주들에게 주어지는 특혜나 되는 것처럼 단순하게 인식하는 시각은 생보산업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보생명은 계약자 보호 등을 강화하고자 자본 확충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상장도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다.
교보생명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자를 찾고 있다."
-의사로서 환자를 돌보다 보험사 CEO로 변신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는데.
"회사 경영은 마치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과 꼭 같다.
의사나 CEO에겐 진찰,즉 원인과 현상 파악이 제일 중요하다.
의사의 진단이 틀리면 완전한 치료가 안 되듯이 회사 경영도 현상을 정확히 인식해 올바른 처방을 내리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조치를 취하더라도 결코 경영을 개선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바르고 빠른 판단과 조치를 요하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응급조치를 경험한 게 기업경영의 의사 결정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보험인과 의사는 업의 본질면에서 유사한 게 많다.
삶의 역경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데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윤 추구만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기업은 오래가기 힘들다.
교보생명이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