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올해 '5% 성장'을 내세웠던 정부의 경제운용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환율 하락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채산성을 악화시켜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초 국제유가 흐름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재정경제부는 4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선 밑으로 붕괴되자 즉각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할 것"(권태균 국제금융국장)이라며 강력한 구두 개입에 나섰다. 환율 하락 속도가 워낙 빨라 시장 개입을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급격한 환율 하락에 따른 성장률 저하이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하면 연간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연평균 환율을 달러당 1010원으로 전제하고 5% 성장을 전망했는데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지면 성장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게 된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채산성에 부담이 된다"며 "원화값 상승이 예상보다 급격히 이뤄지면 올해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종원 재경부 종합정책과장은 "환율 하락은 대기업보다는 가격 흡수 여력이 적은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을 나쁘게 해 연쇄적으로 투자와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