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선두주자 신세계,6년 후면 중국에 이마트 50개.' '易買得(이마이더)'. 신세계 이마트의 중국 현지 점포명이다. 중국어 발음을 옮겨 지은 이름으로 '쉽게 살 수 있고 살수록 이득을 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단어 속엔 이마트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할인점의 본래 속성을,그것도 월마트 까르푸와 같은 거대 유통업체와의 경쟁 속에서 실현해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 97년 상하이에 취양(曲陽)점을 연 이후 올해로 중국 진출 9년차.이마트는 거듭된 시행 착오와 오랜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이제 비로소 본격적인 중국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12년 중국 전역에 '이마이더'란 간판을 50개 거는 것이 1차 목표다. 신세계그룹이 첫 해외 진출 무대로 중국을 택한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연간 소비시장 규모가 900조원대에 이르는 곳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매년 10%씩 증가할 정도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인 취양점을 열었지만 이듬해 금융 위기로 한국 사회 전체가 뒤흔들리면서 이마트의 중국 진출은 시련을 겪게 된다. 자금이 일시에 묶이면서 신세계의 해외 전략이 주춤하게 된 것이다. 김상학 이마트 중국팀장은 "중국인들의 정서와 사고방식 등 중국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쌓는 기회이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본격적인 중국 공략은 2003년 7월에 시작됐다. 상하이 지우바이(九百)그룹과 합작을 맺고 상하이 지역에 10개 점포를 열기로 합의한 것.이에 따라 이마트는 2004년 6월에 2호점인 루이홍(瑞虹)점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3월에 3호점인 인두(銀都)점을 열었다. 특히 4800평 규모로 상하이 최대 할인점이 된 인두점은 개점 한달 만에 목표치를 20%가량 초과한 3200만위안(4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까르푸 메트로 등 경쟁업체들을 놀라게 했다. 개점 첫날인 3월26일에 다녀간 고객 수는 무려 12만명에 달했다. 이마트는 상하이에 이어 톈진을 2차 공략지역으로 삼고 지난해 11월 4호점인 아오청점을 열었다. 2003년 9월에 타이다(泰達)그룹과 합작계약을 체결,2004년 5월 톈진 법인을 설립한 후 맺은 첫 결실이다. 장은영 톈진 법인 총경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톈진에서도 일부 경기가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어 발전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으며 발전 잠재력 역시 크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의 중국 공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1단계로 오는 2009년까지 상하이 등 중국의 주요 도시에 25개 점포를 오픈해 이마트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한후 2012년에는 50개까지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신세계에 중국은 막강한 소비 잠재력에서뿐만 아니라 아웃소싱을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장이다. 이마트의 중국을 통한 해외 직소싱 규모는 2003년 첫해 15억원에서 2004년 350억원대로 급증했으며 지난해에는 그 규모가 500억원대에 달했다. 한국 시장에서 세계 유수의 유통업체들을 침몰시킨 이마트가 중국이란 거대 시장을 발판으로 '한국형 유통'의 새 장을 열지 주목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