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업계 사상 첫 임원급 여성 승무원인 이택금 대한항공 상무(56)가 지난 22일부터 닷새간 인천~로스앤젤레스 왕복 비행을 끝으로 27일 유니폼을 벗었다.


23세에 대한항공 공채 14기로 입사해 33년간 근무해온 이 상무는 총 2만6214시간(3년)의 비행기록을 세웠다.


지구 1바퀴(4만7km)를 도는 데 50시간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지구를 524바퀴나 돈 셈이다.


이 상무는 마지막 비행을 마친 후 "세계의 갖가지 풍경을 보는 게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서반어과를 졸업한 이 상무는 '여성 최초' 기록을 5개 보유한 회사 내 '신기록 보유자'다.


1979년 항공업계 첫 여성 과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989년 여성 첫 수석사무장,1992년 여성 첫 부장,2001년 여성 첫 이사로 진급했고 여성 임원 첫 정년퇴임 등이 그의 기록을 말해준다.


31일 정년퇴임하는 이 상무는 승무원의 에피소드와 경험담을 묶어 '여자로 태어나 대기업에서 별따기'란 제목으로 조만간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아직 독신인 이 상무는 "지금도 좋은 사람 만나면 결혼할 의향이 있다"면서 "일을 위해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며 웃었다.


이 상무는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는 스튜어디스와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무래도 매너 있고 점잖은 승객에게 좀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