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디스플레이 시장이다."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이 임기 3년째를 맞는 내년 경영화두로 디스플레이 경영을 선언하고 PDP·LCD TV 등 디스플레이 시장확대에 적극 나선다.
25일 LG전자에 따르면 김쌍수 부회장은 최근 내년 경제전망과 관련해 "2006년은 일본 전자업체들의 반격이 거센 한해가 될 것"이라며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해지는 만큼 프리미엄급 디스플레이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최근 국내 업체 중 최초로 개발한 엘코스(LCoS;실리콘액정표시장치) 방식의 프로젝션 TV 판매확대와 함께 37인치 이상 모든 LCD·PDP TV에 타임머신 기능을 장착하는 등 디스플레이의 프리미엄화에 주력키로 했다.
◆프리미엄 디스플레이로 승부
LG전자는 디스플레이 시장확대를 위해 대형 디스플레이 틈새시장 공략과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를 내년의 주요 전략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71인치 엘코스 프로젝션 TV를 이달 말부터 호주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권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엘코스 프로젝션TV는 기존 DLP방식에 비해 화질 및 해상도가 한층 개선된 제품으로 최근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프로젝션 TV 시장의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의 판매가격은 71인치 PDP TV(8만달러)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6500달러 선으로 해외시장에서 가격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LG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내년부터 37인치 이상 모든 평판 디스플레이에 타임머신 기능을 장착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생방송을 정지해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TV는 LG전자가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으로 올해 PDP TV 누적 판매 10만대 돌파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PDP패널 1위 발판삼아 TV도 톱1 달성
김 부회장이 내년 경영과제로 디스플레이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것은 최근 PDP패널이 흑자로 돌아서고 월 패널 생산량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서는 등 디지털디스플레이(DD)부문의 경영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DD부문은 LG전자 전체 매출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사업부이나 치열한 경쟁 때문에 소폭의 영업이익과 적자를 번갈아 기록하는 롤러코스터형 실적을 보여왔다.
하지만 원가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줄곧 적자를 면치 못했던 PDP패널이 지난 3분기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내년에는 약 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까지 기대되고 있다.
또 지난 9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구미 A3 PDP패널 공장의 본격적인 생산으로 지난 11월 월 생산량 25만장을 기록,PDP패널 1위 업체로 올라서면서 2007년 PDP TV 시장 점유율 1위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과감한 체질개선을 통해 휴대폰을 캐시카우로 탈바꿈시킨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디스플레이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PDP 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것도 이런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