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1일 외환은행 인수작업과 관련해 "합병 후 누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느냐가 이번 M&A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외환은행 인수를 놓고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은행을 겨냥한 것으로 하나은행이 PMI(post-merger integration:합병 후 통합작업) 전략에서 국민은행보다 한 수 위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인수합병(M&A)의 성공 여부는 결국 PMI에 달려 있다"며 "과거 국제 M&A 사례를 보면 M&A가 성공한 확률은 30%도 채 되지 않았고 나머지는 실패로 끝났는데 이는 물리적 결합을 화학적 통합으로 승화시켜 시너지를 창출하는 PMI 전략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옛 하나은행)은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을 잇따라 흡수 합병하면서 PMI 경험과 노하우를 충분히 쌓았다는 게 금융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반면 국민은행은 기업금융 전문 은행인 장기신용은행을 흡수 합병하고 주택은행과 대등 합병하는 과정에서 시너지 창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또 "외환은행을 놓고 국내 은행끼리 과도하게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쟁 심화로 외환은행의 몸값이 높아지면 결국 파는 사람에게만 좋은 일 시키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인수 후보 간 사전 조율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이 국민은행에 비해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김 회장은 "돈을 대겠다는 곳은 많다. 자금 조달은 문제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