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11개 만들었다" … 노성일 "거짓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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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진위 논란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선종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원이 자신은 분명히 '셀라인',즉 줄기세포 8개를 확인했으며 나머지 3개도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의 이 같은 주장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11개를 만들었다는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16일 기자회견을 뒷받침하는 반면 적어도 3개 이상은 데이터로 가공된 줄기세포라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주장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연구원은 이날 황 교수 및 노 이사장의 기자회견이 있은 뒤 K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셀라인을 만들었다"며 "매일 아침 8명이 모여서 검증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내가 만든 셀라인이 왜 미즈메디병원의 것으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그 진실 여부는 검찰의 수사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는 이에 앞서 서울대 수의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맞춤형 줄기세포를 11개 만들었으나 일부가 미즈메디 줄기세포로 바뀐 것 같다"며 전날 "줄기세포가 없다고 들었다"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황 교수는 특히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당했다는 강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법 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MBC PD수첩에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제공하면서 자체 DNA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가 만든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수정란에서 나온 줄기세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도대체 누가,무슨 의도로 이런 일(줄기세포 바꿔치기)을 했는지 정말 답답하고 한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6명의 연구원이 맞춤형 줄기세포를 매일 아침 6시에 현미경과 모니터를 통해 확인한 만큼 연구 일지와 사진 등으로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초기에 만들었던 6개는 오염됐으나 3번째 미확인 줄기세포와 초기 단계 동결 보존한 5개의 줄기 세포는 재검을 위한 해동 배양과정에 있다"며 "앞으로 10여일 이내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도 강서미즈메디병원에서 회견을 갖고 "줄기세포는 발현되지 않았고 논문은 허위"라며 "황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시켜서 줄기세포의 사진을 조작했다는 얘기를 김선종 연구원에게서 들었다"고 재반박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의 주장은) 애초 미즈메디 소속이던 김선종 연구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나리오"라며 "지난해 12월 6개의 줄기세포가 오염돼 훼손된 뒤 3월 논문이 나오기 전까지 11개를 만들었다는 건 시간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2,3번 줄기세포를 제외한 나머지는 환자의 체세포로만 DNA분석을 했다"며 전날 주장을 되풀이했다.
2,3번 세포주는 DNA핑거프린팅을 위해 줄기세포와 체세포를 같이 받았지만 4번부터 11번 세포주는 체세포만 전해받아 조작됐다는 것이다.
한편 황 교수는 "사진 중복과 테라토마 사진 등에서 심각한 실수와 허점이 있는 등 논문의 가치가 크게 훼손돼 논문 철회를 사이언스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