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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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거꾸로 먹는 100가지 비결'이라는 책이 있다.
내용은 간단하다.
눈과 치아를 잘 보호하고,먹거리 조절과 운동으로 뼈ㆍ근육 혈관ㆍ혈액 피부 뇌 심장 등을 젊게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체의 면역력을 높여야 하는데 그러자면 잘 자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는 요지다.
긴장을 푸는 방법으론 목욕 복식호흡,그리고 웃음이 추천됐다.
웃으면 스트레스와 관련있는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분비가 억제돼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 발생이 줄고 대신 암세포를 막는 자연살해세포(NK세포)가 는다는 설명이다.
'일소일소 일로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가 그냥 나온 게 아닌 셈이다.
실제 배꼽을 잡고 웃다 보면 잠시나마 온갖 고민과 시름을 잊게 된다.
온몸을 흔들며 깔깔대고 나면 무겁던 머리는 가벼워지고 답답하던 가슴은 시원해진다.
잔뜩 긴장하고 들어간 회의장이나 할 수 없이 참가한 교육(연수)장에서 누군가 부담없고 상큼한 유머로 좌중을 웃기면 뭉쳤던 어깨 근육이 풀어지면서 마음도 편안해진다.
유머는 이처럼 고단하고 남루한 현실,답답하고 지루한 일상의 청량제다.
또한 이질감 극복에 좋다.
처음 만난 사람끼리도 포복절도할 유머를 주고 받으면 서먹서먹한 느낌이 사라지고 금세 친근한 감정을 갖게 된다.
그러나 사람을 '부담없이' 웃기는 일은 쉽지 않다.
야하되 품격있고 산뜻한 유머를 구하는 일 역시 간단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대인관계를 중시하는 이들 가운데엔 모임에 앞서 널리 퍼지지 않은'따끈따끈한' 유머를 찾으려 인터넷과 잡지를 뒤지는 등 애쓰고 새로운 유머를 듣거나 발견하면 수첩에 빼곡하게 적어넣는다.
최고경영자의 주요 덕목으로 유머감각이 꼽히는 가운데 기업의 직원 채용시에도 유머감각이 풍부한 사람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삼성경제연구소).유머가 성공DNA의 하나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까.
성공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도 유머는 필요하다.
'얼굴과 낙하산은 펴져야 살 수 있다'는 말도 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