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동북아 물류 허브로 도약하려면 안정되고 탄력성 있는 노사관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됐다. 13일 부산 웨스틴 조선비치호텔에서 '동북아 항만물류 허브로서 부산권 발전전략'이란 주제로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서 국내외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IBC포럼(이사장 김만제)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부산항만공사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고흐 미아 호크 싱가포르항만청 수석부사장은 이날 '세계 허브 항만으로서 싱가포르항의 역할'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싱가포르가 세계 2위의 컨테이너 처리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근로자 노조 및 사무직 노조가 경영진과 잘 협조하고,다양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수년 동안 교육을 실시한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싱가포르항에서 처리하는 물동량의 84%가 운임이 일반 컨테이너화물의 2.4배 수준인 환적화물"이라며 "부산항이 허브항으로 도약하려면 환적화물을 더 많이 유치해야 하며 안정된 노사시스템과 질 높은 교육체제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가주히코 유타가와 K라인 한국지사장은 "한국 항만 노동자들의 효율성은 크게 떨어진다"며 "크레인을 다루는 사람은 화물 검수는 하지 않는 데다 노동자 간에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없는 체제가 굳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학소 해양수산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도 "환적화물 증가 추세가 과거 두 차례에 걸친 항만운송노조의 파업과 태풍 매미 여파 이후 둔화되고 있다"며 "노사불안으로 국제 신뢰가 한 번 무너지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상시 노사협조 체제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