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내년 펀드 직판 허용돼도 운용사서 가입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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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직접판매(직판)가 허용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에서 펀드를 가입하긴 힘들 전망이다.
대부분 자산운용사들이 현재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은행이나 증권사 눈치를 보며 직판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개인들이 은행이나 증권사에 가지 않더라도 운용사를 통해 직접 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펀드 직판 제도가 내년 1월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5개 대형사 정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운용사들이 두손을 놓고 있다.
이들 대형사조차 개인 투자자 대상의 펀드 직판은 사실상 포기하고 법인 대상 직판만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들의 펀드가입 수수료 절감을 목적으로 도입된 펀드 직판은 시작부터 당초 취지가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운용사들이 두손을 놓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기존 판매사와의 관계 때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그동안 운용사는 펀드 판매에서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기 때문에 운용사가 개인 대상으로 직판에 뛰어들 경우 판매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접 판매에 나설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얘기다.
증권사와의 관계도 부담스럽다.
현재 펀드직판을 준비 중인 대형사는 대부분 증권사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초기에는 주로 기업 등 법인 자금을 중심으로 직판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마저도 모증권사의 법인영업부와 이해가 엇갈리는 측면이 있어 은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펀드 직판과 함께 내년 1월 초부터 시행될 예정인 개인 대상의 펀드 온라인 판매도 준비하는 운용사가 없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