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활동은 오히려 편한 부분이 있어요. 바쁘긴 해도 모든 스케줄을 관리해주는 매니저가 있으니까 계획한 대로 움직이면 되거든요. 근데 사업은 신경 쓸 일도 많고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참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어요.”(웃음)


대한민국 여성들이 닮고 싶은 몸매 영순위의 주인공이자 ‘다이어트’와 ‘요가’의 대명사가 된 가수 옥주현(25)이 지난 11월28일 서울 압구정동에 요가 스튜디오 ‘에버’(EVER)를 오픈했다. 200여평 규모의 ‘에버’는 인테리어 컨셉 확정부터 공사까지만 5개월이 걸렸다는데 4.5m에 이르는 높은 천장을 유리가 장식하고 있어 하늘이 그대로 보이는 독특한 공간이었다.


또 스튜디오 전체를 섭씨 40도 가량으로 올릴 수 있어 요가의 발상지인 인도의 기후조건과 가장 가까운 환경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이른바 ‘핫 요가’(Hot Yoga) 타입 스튜디오. 옥주현은 지난 2개월간의 시설공사 기간 중 하루 4시간 이하의 수면으로 버틸 정도로 억척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저더러 새벽까지 와서 체크한다며 까다롭다고 하지만 라디오방송(그녀는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진행자다)이 밤 12시에 끝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웃음) 그때 부랴부랴 달려와서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새벽을 맞을 수밖에 없었죠.”


‘에버’는 ‘라이프스타일 스튜디오’라는 독특한 슬로건을 갖고 있다. 명상과 근력 단련을 믹스한 미국 뉴욕스타일의 요가를 통해 우리 일상의 기본부터 바로잡아 나가겠다는 것. 요가 수련을 통해 몸의 안팎을 다스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스스로가 자신의 ‘주치의’가 되도록 회원들을 리드하겠다는 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에버’는 12월 초부터 지하철 압구정역과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홍보 및 판촉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지하철역과의 근접성을 무기로 청담동 등 인근 강남권역의 직장인들을 공략하겠단 다부진 전략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미 포섭(?)된 연예인들도 상당수다.


“공사 시작할 때부터 가장 열성적으로 관심을 보인 분은 권상우씨예요. 당연히 회원 제1호로 등록하셨죠.(웃음) ‘핑클’ 멤버 이진씨도 저한테 영향을 받아 요가를 한 1년간 했는데 우리 스튜디오에 이미 등록했고 조여진씨도 했고… 헤아려보니까 많네요. 근데 정작 요가를 해야 할 사람은 그룹 god의 김태우씨인데 아직 등록을 안했어요. 제가 볼 때 불규칙한 식사와 스케줄로 건강 밸런스가 상당히 깨져 있거든요.”


옥주현의 설명을 듣자니 ‘에버’ 스튜디오의 초기 회원은 그야말로 막강하다. 그녀 자신을 포함해 이미 확보된 ‘스타군단급’ 회원들이 ‘입소문’의 최전선에 설 것이 자명하기 때문. 하지만 옥주현은 ‘스타 마케팅’에만 의지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최첨단 시설의 스튜디오인 만큼 만만찮은 수강료에 회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퀄리티 있는 커리큘럼과 강사진을 확보했단다. 현재 그녀 자신을 포함해 ‘에버’의 강사는 총 5명. 일주일에 총 56개의 클래스가 진행되는데 옥주현 역시 매일 하나의 수업을 맡아 강의할 예정이다.


일반인반과 직장인반으로 구분된 요가 클래스는 부드럽고 쉬운 동작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젠틀 요가’를 비롯해 호흡원리의 습득과 자세교정에 초점을 둔 ‘수리야 요가’, 26가지의 동작으로 섭씨 38.5도 이상의 고온에서 수련함으로써 몸속 노폐물 배출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핫 요가’, 근력 강화로 보디라인을 잡아주는 최상급 레벨인 ‘파워 요가’ 등 크게 4개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요가ㆍ웰빙투어ㆍ속옷 등 사업 확장 계획


“사실은 돌아가신 아버님께서도 사업을 하셨어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중동의 머드로 팩을 만들어서 허가를 따셨던 분이시죠. 이게 피라고 하나요? 근데 사업하느라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셔서 결국 중풍으로 돌아가셨어요. 사실은 그것 때문에 어머니께서 제가 사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걱정이 많으셨죠. 일보다는 건강이라고 지금도 그러시고요.”


적극적이고 기발한 사업적 기질의 원천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그녀의 답변이다. “A형 같은 O형이라 일할 때 아주 까다롭다”는 그녀는 연예계에서는 털털하기로 유명하지만 이곳 ‘에버’에서만은 아닌 듯했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공개하기는 곤란하지만 수억”이랄 정도의 만만찮은 투자금액이 투입된 엄연한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클래스룸 바닥에 기자와 요가자세로 마주앉아 인터뷰를 하던 그녀는 쇼핑백에서 주섬주섬 무엇인가를 꺼냈다. 가방 속에서 나온 것은 속옷과 양말. 제품에는 ‘주스 앤 리사’(Juice n Lisa)라는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그러더니 기어코 기자를 부추겨 양말을 바꿔 신도록 만든다.


“(웃음) 사실은 이거 제가 내년에 런칭할 언더웨어 브랜드예요. 제 영어이름인 ‘쥬스’와 친구이름 ‘리사’를 합쳐 만든 브랜드명이죠. 운동할 때 부담 없이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극도로 심플한 컨셉입니다. 운동할 때마저 편하면 평상시에는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잖아요. 남성용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에요.”


세간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지만 사실 그녀는 ‘제이드 홀딩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제이드 홀딩스’의 비즈니스 컨셉은 ‘웰빙’. 따라서 요가 스튜디오를 비롯해 언더웨어까지 가지를 치고 나가는 일련의 사업들은 애초부터 커다란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에서 진행됐던 셈이다. ‘주스 앤 리사’의 출시와 함께 옥주현은 현재 또 하나의 ‘히든카드’를 준비 중이다.


요가수련을 포함한 ‘릴랙싱’ 웰빙투어 패키지가 그것. 여행기간에 휴대전화, 일, 가족, 그 어떤 환경으로부터도 방해받지 않고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현재 가장 유력한 지역은 발리섬이다.


“노래를 왜 안해요?(웃음) 내년 1월에 싱글앨범 준비에 착수할 거예요. 지금은 요가 스튜디오에 신경을 더 쓰고 있지만 방송도 노래도 해야죠. 제가 살을 많이 뺄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도 타고난 부지런함이거든요. 방법은 없어요. 더 열심히 살아야겠죠?”


‘에버’ 스튜디오의 내년도 영업목표에 대한 질문에 “방학이 낀 성수기에는 한국에 나오는 유학생들까지 포함해 800여명, 평상시에는 500여명 회원을 기본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쑥스럽게 웃어 보이는 20대 젊은 사업가 옥주현. 건강미만큼이나 넘치는 그녀의 일에 대한 열정의 원천은 바로 “생각하면 추진하고, 추진하면 된다”는 ‘긍정의 힘’이 아닐까 싶다.



< 돋보기 > 옥주현의 ‘시너지’ 마케팅


건강식 파는 카페테리아 열어


젊은 CEO 옥주현의 요가 스튜디오 ‘에버’에는 20대다운 그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요가를 배우는 공간 옆에 마련된 천장이 드높은 카페테리아가 그것. 이곳에서는 각종 웰빙 차(Tea) 종류를 비롯해 과일, 순두부 샐러드 등 건강식 테이크아웃 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일을 마친 후 또는 출근 전에 운동을 하러 오느라 식사를 거른 직장인 회원들을 위한 배려. 또 하나. 샐러드 주문시 칼로리별로 원하는 대로 드레싱을 선택할 수 있다.


다이어트와 건강을 생각하는 요가 회원들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한 아이디어다. 내년 중으로 런칭하는 그녀의 언더웨어 역시 ‘에버’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속옷 챙겨오는 것을 잊은 사람들 또는 일반 언더웨어 착용으로 운동시 불편함을 느끼는 회원들을 위한 것. “요가 스튜디오라고 요가만 하면 재미없다”고 얘기하는 옥주현은 그녀 자신이 요가를 배울 때 답답했던 부분을 ‘에버’를 통해 회원들에게 선사하겠다는 전략이다.


장헌주 객원기자 hannah315@naver.com


< 한경비즈니스 제523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