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대표적인 섬유회사였던 한일합섬의 주식거래가 2년여 만에 재개된다. 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은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이 아닌 프리보드시장이다. 증권업협회는 8일 한일합섬의 프리보드 신규지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일합섬의 주식은 오는 13일부터 기준가격 1만4550원으로 매매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508억원으로 발행주식수는 총 1016만8742주(보통주 1014만7517주,우선주 2만1225주)다. 최대주주는 우리에스비이차유동화전문회사로 54.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64년 설립된 한일합섬은 한때 부국증권 연합물산 국제상사 우성그룹 진해화학 등의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재계순위 5∼7위권으로 부상했었다. 그러나 주력사업이던 섬유산업이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IMF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부도를 맞았다. 98년에 당좌거래가 정지되고 다음 해인 99년 초에는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결국 지난 2003년 9월24일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이 폐지됐다. 지난해 6월18일에는 회사정리계획 변경계획안의 인가를 받은 후 정리계획을 진행 중이다. 한일합섬은 지난해 매출 3335억원,영업이익 53억원,순이익 61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이 1236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3% 줄었고 1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마산공장 부지매각에 따른 유형자산처분이익이 발생,순이익은 992억원이나 됐다. 한일합섬은 마산공장 부지를 지난해 태영 및 한림건설 컨소시엄에 2850억원에 매각했다. 한일합섬 관계자는 "현재 주력사업인 아크릴 섬유 제조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대신 해외 봉제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신규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