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이천물류센터 붕괴사고 책임문제를 놓고 건설업계의 '골리앗'인 도급순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올해 매출 1위가 예상되는 GS건설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들 간 책임 공방은 8일 대한건축학회 용역보고서가 발표된 것을 계기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보고서의 내용을 놓고 GS건설은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삼성물산측의 PC공법이 사고 원인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삼성측은 "무리한 공기 단축으로 적절한 시공절차를 밟지 않은 GS건설의 책임이 더 크다"고 반박하고 있다. 건축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이천물류센터 붕괴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PC공법(공장에서 틀에 맞춰 미리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 가운데 '3층 1절' 공사방식이다. 삼성물산의 주관 아래 이번에 처음 이천물류센터에 적용된 3층 1절 방식은 하나의 기둥이 3개 층을 버틸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안정성이 검증된 '2층 1절' 공법보다 '횡 변위'(옆으로 변화될 수 있는 성질) 강성에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함께 용역을 맡긴 건축학회에서 사고 원인을 PC공법 때문이라고 적시한 데다 삼성측이 이 공법 적용과 관련된 시공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노동부는 물류센터 붕괴사고의 책임을 물어 시공사인 GS건설과 하도급업체인 삼성물산,공승기업 등 3개 업체에 대해 서울시에 영업정지를 요청했다. 서울시는 법원 판결을 보고 3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또는 3000만원 이하의 과징금 등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