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열하일기'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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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자. 주연은 연암 박지원과 수행원. 조연은 중국통 득룡이와 정 진사,중국인 보디가드 쌍림,사행단의 총지휘자이자 연암의 종형인 박명원,연암이 성경에서 만난 장사치들,티베트의 법왕 판첸라마와 청나라 건륭제…."
고전평론가 고미숙씨(45)가 '열하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자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고씨는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국한문학회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함께 8~9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마련하는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한문학과 문화콘텐츠'. 애니메이션과 한문학의 만남을 주제로 다룬 고씨는 '열하일기'의 애니메이션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우선 개성이 강한 주인공과 흥미진진한 사건이 많다는 것. 주연이 될 연암은 가공할 수준의 관찰력과 기억력을 자랑하는 호기심의 제왕으로서 끊임없이 사건을 만들어낸다. 또 연암과 여정을 함께 하는 하인 장복과 마부 창대는 '중국은 되놈 나라'라며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연암을 질리게 한다.
고씨는 "열하일기에는 여행의 모험과 스펙터클,유머와 비애가 엇갈리는 에피소드,장쾌무비한 중원의 기후,낯선 문명의 열광적 교차 등이 동시적으로 공존하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같은 실사(實寫)보다는 애니메이션이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고씨는 "고전이 진정 고전이 되려면 당대의 첨예한 지점과 조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열하일기'의 활용 가능성을 주장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첫날 한문학의 문화론적 연구방향에 대해 살펴본 뒤 이튿날에는 한문학이 한국 고전음악과 역사 다큐멘터리,영화와 드라마,애니메이션 등과 접점을 찾고 기여할 방안을 찾는다. 한문학에 나타난 우리 음악과 무용 관련 자료를 활용할 필요성,국악 대중화를 위한 한문학계의 과제,한문학과 다큐멘터리의 접속 방안,야담문학을 활용한 드라마나 영화 제작,옛날 이야기에서 애니메이션 소재 찾기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한다.
한문학회 (02)760-0237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