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CJ 회장이 어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함으로써 '손경식 대한상의 체제'가 새로 출범했다. 손 신임 회장은 오랫동안 상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고, 출신 기업의 규모나 경륜(經綸)으로 보아도 지금 위기에 처해 있는 대한상의를 이끌어 나갈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대한상의는 회원 기업 수가 5만여개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경제단체인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특히 신임 손 회장의 취임은 어느 때보다 상의가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든 시점에 이뤄졌다. 전임 박용성 회장이 두산그룹의 불미스러운 사태로 퇴진함으로써 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반기업 정서마저 만연하고 있는 실정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대한상의가 실추(失墜)된 위상을 회복하고 국내 상공업계 전체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대변하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느냐의 여부는 결국 새로운 손 회장 체제가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우리 기업들의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의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틀과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확산시킴으로써 기업 이미지 고양(高揚)에 앞장서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손 회장은 과거부터 기업의 도덕경영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강조해 왔다. 또 매우 다양한 업종의 대ㆍ중소기업을 아우르고 있는 전국 조직으로서 대한상의의 강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특히 손 회장은 취임 인사말을 통해 "정부 경제정책의 건전한 파트너로서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실현하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현실적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데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정규제의 대폭 완화,과격한 노조활동과 경직된 고용관계 개선 등이 급선무이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발굴과 대안 제시의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당면한 난국을 타개(打開)하고 경제계 '맏형' 단체로서 대한상의의 위상을 회복해야 할 책무를 짊어진 손 회장의 뛰어난 역량발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