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A가 말레이시아에서 1조4000억원에 이르는 바이오정유 플랜트 사업을 따냈다. 삼성E&A가 친환경 연료인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설에 대한 설계·조달·시공(EOC) 시장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삼성E&A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에니·페트로나스·유글레나가 설립한 합작법인으로부터 ‘말레이시아 피닉스 바이오정유 프로젝트’ 사업 낙찰 통지서를 받았다고 11일 공시했다. 삼성E&A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설계와 조달, 시공, 시운전을 담당한다. 총수주금액은 9억5500만달러(약 1조3700억원)이다. 본계약은 다음달께 맺을 예정이다.이번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 기업 에니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 일본 바이오 기업 유글레나가 함께 SAF 생산시설을 만드는 사업이다.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에 짓는다. 폐식용유와 팜유, 동물성 지방 등을 공급받아 연간 65만t의 SAF를 생산할 계획이다.삼성E&A는 이번 수주로 급성장하는 SAF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유럽과 미국 등이 탈탄소 정책에 따라 항공유에 SAF 첨가를 의무화하면서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 글로벌 SAF 수요가 4000억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일반 항공유 수요(3500억~4000억t)를 넘어서는 수치다. SAF는 일반 항공유에 비해 탄소를 80%가량 적게 배출한다.세계 최대 항공유 수입국인 미국은 2050년까지 일반 항공유를 100% SAF로 대체하기로 했다. 유럽은 내년 2%를 시작으로 2050년까지 모든 항공유의 70% 이상을 SAF로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한국도 2027년부터 SAF 혼합 사용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삼성E&A 관계자는 “이미 10건이 넘는 프로젝트
‘일모도원’(日暮途遠·날은 저무는데 갈 길은 아직 멀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처한 현실을 한 전문가는 이렇게 표현했다. 대만 TSMC와 미국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1위업체들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데, 한참 아래 있던 중국업체들이 어느새 턱 밑까지 쫓아와서다. 대만과 미국, 중국 등 반도체 라이벌 국가들은 각종 보조금과 세제혜택으로 자국 기업들을 대놓고 도와주고 있는 터. 보다 못한 우리 정부도 뒤늦게 반도체 지원법안을 만들어 세제혜택 등을 주기로 했지만, 탄핵 정국으로 인해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이러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반도체 전쟁도 끝난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 반쪽짜리 K칩스법 국회 통과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는 일몰기한을 올해 말에서 3년 연장하는 내용만 포함됐다. 새로운 세제혜택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여야는 앞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율을 기존 15%에서 20%로 5%포인트 올리고, 1%였던 연구개발(R&D)용 시설투자 공제율을 20%로 높이기로 합의했었다. 탄핵 정국에 휩쓸려 모든 논의가 원점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반도체 연구인력에 한해 주52시간 근무제 예외로 허용하는 반도체특별법은 논의 대상에 오르지도 못했다.업계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정회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2.0시대’를 앞두고 우리 기업들이 기댈 곳은 한국 정부와 정치권밖에 없었다”며 “K칩스법이 반쪽짜리로 전락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반격의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이 스페인에 41억유로(약 6조1800억원)를 투자해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독일, 헝가리에 이어 유럽 내 세 번째 제조 시설이다. 관세 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유럽연합(EU)에 거점을 확보하려는 중국과 탈탄소 이행을 위해 배터리 공급망이 필수인 EU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 배터리 3사의 ‘텃밭’이던 유럽 시장에서 한·중 기업 간 치열한 격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CATL은 10일(현지시간)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스페인에 연 50GWh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연간 60만~70만 대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이다. 두 회사는 5 대 5 지분율로 41억유로를 투자해 2026년 말부터 배터리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스텔란티스의 유럽 완성차 시장 점유율은 올해 1~10월 기준 15.7%로, 폭스바겐(26.2%)에 이어 2위다.스텔란티스는 CATL의 LFP 배터리를 자사 브랜드 오펠의 전기차에 적용할 방침이다. 저가 LFP 배터리를 장착한 소형, 준중형급 전기차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계획이다. 스텔란티스는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 등에서 각각 각형, 파우치형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받아 중고가 전기차를 제조 중이다.CATL이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8억유로를 투자한 독일 공장에선 연 14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73억유로를 투자한 연 100GWh 규모의 헝가리 공장은 내년부터 순차 가동할 예정이다. CATL은 메르세데스벤츠, BMW를 비롯해 유럽 대다수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텔란티스를 포함해 유럽 완성차 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