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업체 대형화 바람] 영화·음반 등 제작 유통 한곳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배용준.아시아의 뭇 여성 팬을 설레게 하는 이 세 글자의 이름이 갖는 무게는 3조원이 넘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배용준의 경제적 효과는 한국에서 1조원,일본에서만 2조원이다.
배용준 자체가 살아 있는 벤처이고 하나의 문화권력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제2,제3의 배용준을 창출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키워드는 거대화다.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를 중심으로 스타의 발굴 제작 유통 등 모든 것을 일괄하는 토털 비즈니스 체제가 구축 중이다.
몸집 불리기의 창구는 코스닥 시장이다.
이들 업체는 증시에서 자금을 마련,장내외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인터넷방송 등 시장 환경이 급변,콘텐츠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우회 상장·해외자금 유치 러시
올 들어 팬텀 올리브나인 초록뱀 튜브픽쳐스 등 장외 엔터테인먼트업체 20여곳이 코스닥 시장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해외에서 뭉칫돈도 들어오고 있다.
에스엠이 일본 에이벡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영화사와 드라마 제작사 인수에 나선 호스텍글로벌도 120억원을 일본에서 조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 바람으로 수천억원대의 일본 및 화교 자금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기업들의 성장성이 부각돼 주가도 강세다. 연초 200원대였던 팬텀의 주가는 4만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3월 감자를 거친 뒤 포이보스는 170% 올랐다.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우회 상장한 스펙트럼이 지난 5월 초 이후 300%가량 급등하는 등 엔터테인먼트주는 지수 상승률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처럼 장외 엔터테인먼트업체가 몸집을 불리는 것은 현재의 상황이 위기이자 기회이기 때문이다.
DMB 휴대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서 고부가가치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기회다.
그러나 이동통신사와 대기업들이 거대 자본을 무기로 경쟁에 본격 참여하고 있는 것은 위기다.
그러니까 대형화를 추구하는 것은 능동적인 사업 구조를 갖추는 동시에 거대 자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토털 비즈니스 가속화
영화 비디오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등을 합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시장규모는 올해 7조1억원.내년엔 14.2% 늘어난 8조1283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엔 수출이 올해보다 22.9% 증가한 5600억원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업계의 발길도 바삐 움직인다.
음반 영상 드라마 매니지먼트로 나뉘어 있던 사업 부문을 복합화하고 있다.
또 제작사와 유통회사 간 장벽도 없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팬텀이다.
팬텀은 올초 장외 기업인 이가와 우성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인수했고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가 가세했다.
이를 통해 음반 기획,DVD 유통,연예 기획 등의 일괄 체제를 구축했다.
이에 따른 시너지가 발생하면서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8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팬텀은 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34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50억원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펀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프라하의 연인'을 만든 올리브나인도 드라마 제작은 물론 스타급 연예인 확보,콘텐츠 유통 등에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리브나인은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2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86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마쳤다. 케이앤컴퍼니는 인디고필름 등 올 들어 10여개 영화사를 인수했다. 드라마 '루루공주' 제작사인 포이보스는 지엠기획 인포웹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자회사를 갖췄고 음원유통 시장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