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증권선물거래소의 IPO(기업공개)다.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이 올 1월 취임하면서 '내년초 상장'을 못박았고 실제 상장을 위한 작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장 일정과 추진 현황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거래소의 IPO가 세계적인 추세이고 기업공개를 통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며 거래소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재경부가 "통합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이익만 극대화하는 조기 IPO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데다 주주인 증권사들도 "누구를 위한 상장인지 모르겠다"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대주주인 증권사들도 모르게 상장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회사의 상장 일정을 모르는 모회사는 우리 밖에 없을 것"이라며 "증권거래소가 주식회사로 바뀌고도 여전히 관료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이사장은 "IPO를 해도 스톡옵션을 받지 않겠다" "IPO로 끌어들인 자금의 일부로 장학재단을 설립하겠다"는 발언을 해 눈총을 사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 10월에 상장추진을 위한 1차 용역보고서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거래소가 IPO를 하려면 부딪치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상장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주간사를 누가 맡을지,상장 심사는 어떻게 할 것인지,시장감시위원회 조직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논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증권선물거래소가 상장사가 돼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나홀로' 상장을 추진하는 거래소에 대해 불순한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거래소는 상장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하기 전에 먼저 상장과정의 투명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김태완 증권부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