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대규모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용 생산라인을 짓기로 결정했다. OLED는 LCD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제품이다. 그동안 삼성SDI를 비롯 LG전자 소니 파이오니아 등이 OLED 개발에 주력해왔으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삼성SDI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OLED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국내 및 일본의 경쟁업체들의 투자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17일 다음 달부터 향후 1년간 4655억원을 투자해 충남 천안 사업장에 최대 2000만대의 OLED를 양산할 수 있는 능동형 OLED 전용 라인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번 라인은 1∼2인치의 휴대폰용 OLED를 생산하게 되며 2007년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하게 된다. 삼성SDI는 2008년부터는 연간 5000만개 이상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중소형 OLED 시장 선점 전략 삼성SDI가 이번에 저온폴리실리콘(LTPS) 방식의 중소형 OLED 전용라인을 경쟁사에 앞서 짓기로 한 것은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현재 중소형 능동형 OLED 시장에서는 삼성SDI LG전자 등 국내업체와 소니,SK디스플레이(산요와 코닥 합작사),TMD(도시바와 마쓰시타 합작사) 등 해외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삼성SDI와 LG전자,일본 업체들이 소량을 생산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2007년부터 OLED 양산을 시작해 2008년 연간 5000만개를 생산,중소형 OLED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게 삼성SDI의 구상이다. 업계는 삼성SDI의 이번 투자계획 발표로 경쟁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구미 공장에서 수동형 OLED를 생산하고 있는 LG전자는 내년 중반께부터 구미공장에서 능동형 OLED를 양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또 파주 LCD클러스터에 2007년 완공을 목표로 능동형 OLED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형 OLED 경쟁도 치열해질 듯 중소형 OLED에 이어 10인치 이상 대형 OLED 시장 주도권 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그룹 내 같은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SDI 간의 능동형 OLED 개발을 둘러싼 경쟁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자체적으로 대형 OLED 관련 연구와 제품 개발을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능동형 OLED를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중소형 OLED 전용라인에 이어 앞으로 2단계 투자에서는 대형 제품을 생산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삼성전자와의 대형 OLED 주도권 경쟁을 예고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란 LCD에 비해 화면 반응 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르고 두께도 LCD의 3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고 있다. 동작 방식에 따라 수동형(PM)과 능동형(AM)으로 나뉜다. 능동형은 수동형에 비해 양산 비용은 비싸나 화질이 뛰어나고 대형화에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