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등한 금리를 놓고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비는 재경부가 먼저 걸었다. 이철환 재경부 국고국장은 16일 한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은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금리 발언을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콜금리 정책에 대한 신호를 너무 자주 보내는 것은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승 총재를 포함한 한은 고위 관계자들이 콜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자주 해 최근 시중금리가 들썩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총재는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는 5%가량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 완화 기조는 점진적으로 줄이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풍긴 셈이다. 그는 지난 14일에는 주요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세미나에서 "자산가격 거품은 인플레이션이나 실업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라며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시중금리가 속등해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연 5.2%대에 진입,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재경부에 '선제공격(?)'을 당한 한은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금리정책에 대해 이처럼 노골적으로 간섭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금리정책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발언을 하는 곳은 한은이 아니라 재경부"라고 비난했다. 두 기관 간 이 같은 공방에 대해 국내 은행 채권딜러는 "금리가 너무 오르면 소비가 다시 가라앉을 우려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권한도 없는 재경부가 금리정책에 딴죽을 거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양 기관의 갈등은 가뜩이나 수급 상황이 뒤틀려 있는 시장에 불안감만 높인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