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한나라당은 14일 의원총회를 열어 쌀 협상 비준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 시기를 17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의총에서 강재섭 원내대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는 데다 행사 기간에 농민 시위가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16일 처리는 어렵다"고 말했다. 나경원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17~18일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회담 내용을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16일 본회의 상정에 반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쌀 비준안의 16일 본회의 처리는 힘들어졌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조기처리에 반대하는 데다 열린우리당 의석은 144석으로 단독처리가 불가능하다. 다만 한나라당이 쌀 비준안 처리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닌 만큼 APEC 정상회의가 끝난 뒤 오는 23일 본회의에서는 쌀 비준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농민 표만 의식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