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이 프랑스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를 22~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호프만 이야기'는 오페레타(희가극) 작곡가로 유명한 오펜바흐(1819~1880)가 남긴 유일한 장편오페라로 독일 낭만주의 작가 호프만의 단편소설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주인공 호프만이 안토니아,줄리에타,올림피아 등 세 여인을 만나 꿈꾸고 체험하는 사랑의 여행기다. 기존 오페라에 비해 배역이 많고 노래뿐 아니라 섬세한 연기가 필요해 국내무대에 자주 소개되지 못했다. 국립오페라단도 이번이 첫 공연이다.


'전방위 예술가''문화 게릴라' 등으로 불리는 이윤택 감독(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끈다. 이 감독은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기존 오페라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관객들이 지루해 할 틈이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파격적인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우선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인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200년 후로 바꿨다. 그것도 지상이 아닌 우주공간이다. 인간들이 환경오염으로 폐허가 된 지구를 떠나 우주정거장으로 피신해 오면서 극이 시작된다. 오페라에선 보기 드문 파격적인 장면도 선보인다. 주인공 호프만이 우주비행사 니클라우스의 안내로 '날아서' 등장하는가 하면 관능적인 사랑의 에피소드를 묘사하는 2막에서는 합창단이 반라(半裸)의 차림으로 나와 무대 위를 기어다닌다.


오페라 공연사상 처음으로 성악가를 위한 '특별 신체훈련'도 실시 중이다. '신체훈련'은 무대 위에서 자유로운 몸놀림을 위해 하는 것으로 연극에서는 기본훈련이지만 음악이 주가 되는 오페라에서는 구경하기 어려웠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성악가들이 소리는 좋지만 연기는 좀 부족하다"면서 "음악성이 뛰어난 오페라를 보다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호프만역에는 테너 박현재와 하석배가 더블캐스팅됐다. 이번 공연에는 국내 정상급 소프라노들이 대거 출연한다. 순애보적인 사랑을 연기하는 안토니아역은 신지화·박지현,육체적 사랑을 노래하는 줄리에타역은 이현정,기계적 사랑을 상징하는 올림피아역은 오미선·김수진이 각각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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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