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10∼20명가량인 중소형 로펌들이 스타변호사 키우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변호사 8000명 시대를 앞두고 로펌 설립이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자사 이름을 대외에 알리는 한편 대형 로펌의 물량 공세에 실력으로 맞서겠다는 생존전략이다. 특히 한류열풍과 영화 등 문화산업 발전에 힘입어 엔터테인먼트쪽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로펌별 스타변호사를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법무법인 두우와 신우가 각각 정경석 변호사(32·사시 38회)와 표종록 변호사(34·사시 41회)를 엔터테인먼트 분야 대표 주자로 밀고 있다. 정 변호사는 전에 일하던 김장리에서 지식재산권 분야를 담당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분쟁사례집'까지 펴낸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베테랑.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게임분과소위 위원도 지냈다. 이 분야에서 몇 안 되는 해외유학파다. 연예산업의 본고장인 미국 워싱턴대 로스쿨에서 지식재산권 석사학위(LLM)를 땄다. 엔터테인먼트 전문로펌인 두우가 지난 9월 정 변호사를 스카우트한 것도 해외분야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의 일환이다. 표 변호사는 소속사 사장과의 결혼 오보설에 휩싸였던 영화배우 전지현씨측과 SBS프로그램 '웃찾사' 출연 개그맨들과의 이중계약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스마일매니아측 법률대리인을 잇따라 맡으면서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그가 이끄는 엔터테인먼트 전담팀이 맡은 자문사만 싸이더스IHQ,영화투자배급사 시네마서비스,벅스뮤직,넷마블 등 20여 곳에 이른다. 이일우 대표변호사는 "문화와 기업 인수 및 합병(M&A) 분야를 핵심 역량으로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우의 전체 매출에서 엔터테인먼트산업 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량.이를 5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해상법 전문로펌으로 1992년 출범한 세창(대표변호사 김현)은 안영환 변호사(38·사시 39회)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해상법이 아니라 SOC(사회간접자본) 분야가 전공이란 점이 특이하다. 지난 2000년 세창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안 변호사도 처음에는 해상법 분야를 주로 담당했다. 그러다가 2002년 김포매립지 가스발전소 건설 사업자 선정 때 현대모비스 컨소시엄의 법률 및 협상 자문을 맡게 되면서 SOC로 방향을 틀었다. 인천 송도와 영종도를 연결하는 총 사업비 1조249억원 규모의 제2연륙교(인천대교) 건설 사업은 그가 협상에 참여했던 대표 사업.안 변호사가 이끄는 SOC팀은 이제 세창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라국주 변호사(41·사시 30회)는 대학원에서 경매컨설턴트 과정과 부동산 전문과정을 수료한 부동산 중개 전문변호사다. 법무법인 영진에는 지난 3월 가세했다. 라 변호사와 동업하던 젊은 변호사들이 먼저 영진에 들어갔으며 부동산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라 변호사가 합류했다. 영진에는 라 변호사 외에도 건설회사 출신,감정평가사 출신 등 부동산 분야에서 특이한 이력을 가진 변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라 변호사는 "리츠(부동산투자신탁),ABS(자산유동화증권) 등 복잡한 제도가 도입되면서 앞으로 부동산 거래에서도 법률 자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파산·회생,노동·건설 등이 전문인 법무법인 한울은 최근 상속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상속 전문상담 홈페이지(www.estateplanning.co.kr)를 별도로 만들었다. 또 상속재산 설계사 육성을 위한 16시간 과정의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이달 중순께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주 교육 대상은 은행이나 증권 보험사의 프라이빗뱅킹(PB)담당자.상속분야 팀장인 김응우 변호사(38·사시 44회)는 "한국도 조만간 미국처럼 생전에 신탁이나 보험 등의 방법으로 상속재산을 관리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DNA 분석 등 유전자감식을 통한 친자감별 기법이 발달하면서 혼외자에 의한 상속소송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일·김현예·유승호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