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가 시장 주도주로 재부상할 조짐이다.


삼성전자를 비롯 LG전자 삼성SDI 등 대형 IT주들은 나흘째 강세를 이어가며 코스피지수(종합주가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9월 중순 이후 한달 가까이 하락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0월 하순께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IT주의 시장 주도주 귀환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IT주 강세는 내년 이후 반도체 액정표시소자(LCD) 등의 공급 초과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많이 내린 데다,시장 수요도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에 힘입은 것이다.


증권사들은 IT주가 크리스마스 및 연말 연초 특수를 앞두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동안 금융주와 함께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T주의 가파른 상승 랠리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필립스LCD LG전자 삼성SDI 등 대형 IT주들이 이번 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G필립스LCD가 8.5% 급등한 것을 비롯 삼성전자 7.5%,LG전자 5.7%,하이닉스 5.2%,삼성SDI가 4.9% 각각 상승했다.


지난달 28일 54만원대로 추락했던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주 들어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단숨에 58만원 선을 돌파,60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이후 삼성전자 지분을 축소한 외국인은 이달 들어 매수 우위로 돌아서고 있다.


미 증시에서도 IT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2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 가까이 올랐다.


다우존스30지수에 편입된 인텔이 3.18% 올랐고 휴렛팩커드도 1.8% 상승했다.


나스닥100 지수에서는 애플컴퓨터와 샌디스크가 4% 넘게 급등했다.


이 같은 기술주 급등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이날 한달 만에 최고 수준인 2144.31을 나타냈다.


◆커져가는 IT경기 회복 기대


최근 들어 세계 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스트림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판매액은 9월 195억달러를 넘어서 지난 7∼8월의 180억∼185억달러 수준에 비해 10억달러 넘게 증가했다.


IT 수출도 지난 10월 월별기준으로 사상 처음 71억3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IT산업의 실적 개선이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김장열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IT팀장은 "세계 IT기업들이 공통적으로 현재의 재고 수준은 전혀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초과 우려로 인해 최근 IT주가 시장 흐름에 비해 크게 약세를 보인 만큼 외국인 등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일부에서는 여전한 D램 가격 약세와 불확실한 신규 수요 창출 등을 근거로 내년 IT업황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D램과 LCD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의 IT주 매수는 내년 상반기 업황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 데 따른 것이 아니라 미국의 반도체 종목 상승의 영향이 큰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