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가 공급과잉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미탈스틸,포스코 등 세계적인 철강 업체들이 철광석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에 앞다퉈 진출,증산에 나서면서 철강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세계 주요 철강 업체들이 인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철강 증산 규모가 연간 7500만t을 넘는다"며 "이는 현재 세계 전체 철강 생산량의 7.5%에 해당하며 미국 철강 시장과 거의 맞먹는다"고 보도했다. 현재 인도에서 생산되는 철강 생산 규모는 경쟁국인 중국에서 생산되는 양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도의 풍부한 철광석 매장량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철강 생산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6월 포스코는 인도 오리사 주정부와 협정을 체결,오는 2016년까지 120억달러를 투입해 연 생산규모 1200만t의 제철소를 건립키로 했다. 포스코는 이 협정으로 향후 30년간 6억t의 철광석에 대한 독점권도 확보했다. 경쟁 업체들도 바빠졌다. 세계 1위 철강업체인 영국의 미탈스틸은 지난달 초 인도 자르칸드주에 1200만t의 제철소를 건립키로 주정부와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인도 철강업체인 타타스틸도 잠슈드푸르 지역에 연 2800만t의 생산시설을 세울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인도 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 철강 업체들의 경쟁적 증산은 결국 중국발 공급 과잉과 함께 세계 철강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우려한다. 특히 중국은 올해 적어도 6000만t의 증산을 추진하고 있고,내년에는 4000만t을 추가 증산할 계획이어서 철강 공급 과잉은 거의 확실시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최근 아시아 철강 가격은 상당 수준 하락했다. 2분기 이후 중국의 철강 가격은 25%가량 떨어졌고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WSJ는 포스코 관계자의 말을 인용,"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인도는 거부할 수 없는 투자처"라며 "풍부한 철광석을 선점한다는 의미에서 세계적인 철강 업체들이 인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