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세계적인 교향악단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는 7~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지난 84년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함께 한국을 다녀간 뒤 21년만의 한국방문이다.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4개국 6개 도시를 순회하는 이번 공연에서 베를린 필은 '영웅'을 주제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하이든의 '교향곡 86번 D장조',베를리오즈의 '해적 서곡',영국 신예 작곡가 토머스 아데의 '아실라'(한국 초연) 등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진 선곡이다. 현재 베를린 필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2002년 단원들에 의해 새 상임지휘자로 뽑힌 영국 리버풀 출신의 사이먼 래틀 경(50). 1980년 25세의 나이에 버밍엄 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를 맡아 세계적인 악단으로 키워냈으며 최근 3년 동안 새로운 레퍼토리 발굴과 음반 녹음,교육 프로젝트 등을 통해 베를린 필의 중흥을 이끌고 있다. 중후하면서도 폭발적인 사운드로 빈 필,뉴욕 필과 함께 세계 정상의 교향악단으로 손꼽히는 베를린 필은 123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벤야민 빌제가 1862년에 만든 '빌제 카펠레'가 이 악단의 전신. 하지만 보수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4등석 기차를 타고 연주여행을 하던 단원들이 1882년 빌제와 결별하고 독립을 선언한다. 1887년 베를린의 공연기획자 헤르만 볼프가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한 이 악단을 인수해 명칭을 지금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 바꾸면서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됐다. 베를린 필은 이후 빌헬름 푸르트벵글러(1922~1954),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55~1989),클라우디오 아바도(1989~2002) 등 전설적인 지휘자를 수장으로 맞으며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발돋움했다. 베를린 필은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정부나 이사회의 간섭을 받는 여타 악단과 달리 단원들의 투표로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휘자 선출은 물론 정식단원 선발이나 음반사 선정 등을 단원들의 투표로 결정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